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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영진 신부님_<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일에는 특혜 같은 것은 없습니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4 조회수37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고 무엇인가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이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마태 20,20-23)”

1) ‘제베대오의 두 아들’은 야고보 사도와 요한 사도입니다.

복음서 저자가 두 사도의 어머니를 등장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모르는데, 이야기의 전체 내용을 볼 때,

어머니가 등장한 일 자체에 중요한 의미는 없습니다.

두 사도의 요청은 앞의 19장 28절의 말씀에 연결됩니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자기 옥좌에 앉게 되는

새 세상이 오면, 나를 따른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마태 19,28).”

사도들이 열두 옥좌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먼저 열두 옥좌를 약속하셨습니다.

두 사도가 요청한 예수님의 오른쪽 자리와 왼쪽 자리는

열두 옥좌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두 자리입니다.

<기왕이면 높은 자리를 달라는 뜻으로 요청한 것일까?

아니면 자기들이 가장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일까?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습니다.>

열두 옥좌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달라는 요청은,

다른 사도들에게는 낮은 자리를 주시라는 요청과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도들이 그 말을 듣고 불쾌하게 여긴 것은,

즉 화를 낸 것은(24절) 당연한 반응입니다.

2) 예수님의 답변은 거절도 아니고 승낙도 아닙니다.

<두 사도가 높은 자리를 욕심낸 것을 꾸짖는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라는 말씀은, “너희는 나를 따르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라는 뜻입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라는 말씀은,

“나의 수난에 참여하는 일이 먼저다.” 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에서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이 연상됩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로마 8,17).”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이들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가 되기 때문에, ‘메시아 왕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약속하신 열두 옥좌도

당신의 왕정에 참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 옥좌에 앉으려면, 예수님의 고난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묵시록을 보면, 열두 사도는 하느님 나라의 열두 주춧돌로

표현되어 있습니다(묵시 21,14).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에페 2,20).” 라고 말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사도들이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한데, 하느님 나라에서는 그 특별함이 어떤 모습이 될지,

그것은 그날이 되어봐야 알 것입니다.

어떻든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열두 옥좌는

‘높은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입니다.

열두 지파를 심판하는 일을 수행한다고 해도

‘섬기는 자리’입니다.>

3)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라는 말씀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일에는

특혜나 특권 같은 것은 작용하지 않는다.” 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사도라고 해서, 또는 고위 성직자라고 해서,

또는 무슨 업적을 쌓았다고 해서, 무조건 그 나라에

들어가서 옥좌에 앉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도들이든지 고위 성직자든지 누구든지 간에

심판과 자격 심사는 지극히 공정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자격 심사는 “신앙인으로서 신앙인답게

충실하게 살았느냐?”입니다.>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라는

말씀은, “하느님 나라의 높은 자리를 욕심내지 말고,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부터 하여라.”, 즉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먼저다.” 라는 뜻입니다.

4) 25절-28절의 말씀은 ‘낮춤’과 ‘섬김’에 관한 가르침인데,

이 가르침은 사도들에게만 해당되는 가르침이 아니라,

모든 신앙인들에게도 해당되는 가르침입니다.

이 말씀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즉 “세속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따라가면 안 된다.”,

또는 “너희는 세속 사람들처럼 살면 안 된다.”입니다.

신앙인은 안 믿는 세상 사람들과는 다르게 사는 사람입니다.

인생의 목표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서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이기 때문에,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섬김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남을 섬기는 사람만 있는 나라,

그래서 높은 사람도 없고 낮은 사람도 없는 나라입니다.

모두가 똑같은 형제가 되어서 모두가 모두를 섬기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는 높은 자리나 낮은 자리를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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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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