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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29 조회수61 추천수4 반대(1) 신고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 요한 11,19-27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르타와의 대화를 통해 당신을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마음가짐을 ‘나는 안다’라는 인식의 차원에서 ‘나는 믿는다’라는 투신의 차원으로 변화시키십니다. 오빠의 장례 절차가 끝나갈 때 쯤 뒤늦게 도착하신 예수님께 그녀는 이렇게 말하지요.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문장 안에는 예수님께 대한 원망과 섭섭함이 담겨 있습니다. 자기 오빠가 죽은건 예수님께서 제 때 도착하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예수님께서 곁에 계시기만 했다면 오빠의 병이 아무리 위중해도 치유의 은총을 입어 금새 회복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렇기에 이 문장 안에는 예수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그리고 자기들을 향한 그분의 사랑을 신뢰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주님께 대한 그녀의 믿음은 아직 ‘입’에만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즉 머리로 ‘아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초보적인 단계,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어떤 능력을 지니셨는지 알긴 알겠는데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아직 모르겠는 수준에 그치고 있던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님 사이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서도, 그리고 주님을 굳게 믿고 따르는 이들이 세상 종말의 때에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된다는 약속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οιδα)고 말할 뿐 ‘믿는다’(πιστιω)고 고백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세상을 떠나 하느님 아버지께로 가는게 아니기에 신앙생활이 그렇게 절박하지 않고, 주님을 믿고 따른 보상이 지금 여기에서 주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구원이 아직 나에게는 먼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그리고 무미건조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부활에 대한 믿음을 일깨우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이 말씀에서 드러나듯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받게 될 보상에 대해 알려주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당신께서 가르치신 구원의 진리를 우리가 ‘믿는지’를 물으십니다. 그분은 당신께서 원하시는 일을 혼자서 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 뜻을 알고 받아들이며 믿음으로써 함께 하기를 바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즉 주님은 우리가 믿는대로 이루시는 분이기에 우리가 주님을 믿기만 하면, 그분께서 주시는 선물인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이 세상에서 이미 소유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 주님의 뜻을 헤아린 마르타는 마침내 가슴에서 우러나는 믿음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죽은지 사흘이 더 지난 라자로를 되살리심으로써 마르타가 고백한 신앙이 반드시 이루어고야 마는 진리임을 확증해 주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굳은 믿음을 지녀야 합니다.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그분께 자신을 의탁하는 이들은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분께서 자신에게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주실 것을 믿기에 이 세상에서부터 그것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 수 있지요. 이처럼 내 마음이 ‘안다’에서 ‘믿는다’로, 걱정과 두려움에서 감사와 기쁨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면 나는 아직 예수님을 제대로 믿는 게 아닙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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