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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보물찾기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31 조회수63 추천수5 반대(1) 신고

 

“일상이 보물밭이다!”

 

 

“내 힘이시여, 당신께 이 눈이 쏠리오니,

 하느님은 나의 성채시나이다.”(시편59,10)

 

오늘 역시 하늘 나라의 비유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 하늘 나라의 비유를 통해 하늘 나라의 기쁨을 살 수 있는 비결을 배웁니다. 바로 보물의 비유와 진주의 비유입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오늘 복음의 두 비유입니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숨겨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진정 이런 하늘 나라의 보물을 발견한 이들이 참부자요 참행복한자요 참자유로운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을 상대화하는 모두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하늘 나라의 보물입니다. 사람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이런 참보물을 찾는 갈망이 있습니다. 이 참보물을 찾지 못해 방황이요 불안이요 혼란입니다. 길을 찾는 마음, 희망을 찾는 마음, 빛을 찾는 마음은 바로 이런 참보물을 찾는 마음입니다. 

 

평생 이 참보물을 찾지 않고, 찾지 못하고 살았다면 그 인생 얼마나 허망하고 억울하겠는지요! 참보물을 찾아 행복한 인생 살아보라고 주어진 인생인데 말입니다. 이런 하늘 나라의 참보물을 찾지 못해 무지와 허무, 무의미의 어둠 속에 방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지와 허무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참보물의 발견이요 소유임을 깨닫습니다

 

희망이라 다 희망이 아니듯, 평화라 다 평화가 아니듯 보물이라 다 보물이 아닙니다. 거짓 보물이 아니라 참보물이, 가짜 보물이 아니라 진짜 보물입니다. 참보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일상이 보물밭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보물을 찾지 못하면 다른 어디서도 찾지 못합니다. 다음 고백 그대로입니다. 선물을 보물로 바꿔 읽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보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꽃자리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이런 보물은, 참보물은 돈주고 사오거나 빼앗아 올 수 없고, 새삼 간절히 찾을 때 주어지는 은총의 선물이자 발견이요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그 옛날 초등학교 어린 시절, 봄소풍이나 가을소풍때 소풍이 끝날 무렵에는 꼭 보물찾기 놀이가 있었습니다. 보물찾기가 시작되자 마자 보물 종이 쪽지를 발견하려 이리저리 뛰는 아이들이요, 보물 종이 쪽지를 발견했을 때, 설렘의 기쁨은 얼마나 황홀했던지요! 

 

지금 생각하면 하잘 것 없는 보물이었지만 당시는 가슴을 가득 채워 설레게 했던 보물 종이 쪽지 였습니다. 이 보물 종이 쪽지를 하나도 찾지 못했을 때의 쓸쓸하고 허전함 또한 잊지 못할 것입니다. 보물찾기! 참 심오한 상징입니다. 새삼 우리는 보물찾기 인생을 살아갑니다. 날마다 죽는 그날까지, 살아있는 그날까지 참보물을 찾아야 합니다. 참보물을 찾는, 발견하는 기쁨과 행복이 참기쁨이요 참행복입니다.

 

일상이 보물밭입니다. 제가 볼 때 눈만 열리면 함께 하는 형제들이, 매일 만나는 이들이 보물입니다.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는 우리 수도형제들 하나하나가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독특한 그 고유의 참보물입니다. 사람이 희망이듯 사람이 보물입니다. 아무리 자연환경 좋고, 건물이 좋고, 전통이 좋아도, 그 수도원 건물 안에 살아 있는 보물 수도자가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고 허전하겠는지요! 수도자를 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겠는지요! 

 

이런 사람 보물, 아기 보물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할 자리에 애완견이 반려견이 자리하고 있는 병리적 쓸쓸한 현실에 개탄합니다. 결코 사람 보물을 대체할 수 없는 애완견, 반려견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아이들만 보면, 젊은이들만 보면 너무 반갑고 사랑스러워 살아 있는 보물을 발견한 듯 신기하고 기쁩니다.

 

하느님은 보물찾기의 달인이요 대가요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하느님을 대변하는 가톨릭 교회 역시 그러합니다. 하느님이, 교회가 찾아 낸 최고의 보물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세상이 교회가 필요로 할 때 하느님은 성인 보물을 찾아 보내주십니다. 꽃의 색깔, 향기, 모양, 크기가 다 다르듯 성인도 그러합니다. 시대 마다, 환경 마다 보내 주신 성인 보물들은 다 다릅니다.

 

오늘 하느님은 정말 기막힌 살아 있는 보물을 찾아 혼란한 세상, 교회에 보냈으니 바로 예수회의 창립자이자 초대 총장을 하며 예수회에 견고한 토대를 놓았던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입니다. 성인의 생애와 활약은 참으로 눈부십니다. 이런 보물을 찾아내신 하느님의 눈이 경탄스러울 뿐입니다. 

 

당시 16세기는 종교개혁으로 교회가 큰 위기를 겪을 때 였고, 중세 초에 베네딕도 성인을 보내 교회를 구했고, 12세기 경에는 성 프란치스코를 통해 교회를 구했고, 16세기에는 성 이냐시오를 통해 종교개혁의 격랑으로부터 교회를 살렸습니다. 16세기 이후 가톨릭교회에서 예수회의 활약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현재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예수회 출신입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Ad Maiorem Dei Gloriam)

이냐시오 로욜라 성인의 표어이자 예수회의 표어입니다. 예수회 전 회원이 이 단일 목표를 향해 매진합니다. 이냐시오 로욜라의 파란만장한 더불어의 여정, 회심의 여정을 보면 하느님의 선택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당시 이냐시오와 동료들이 세운 세가지 목표는 1.교육에 힘쓰고, 2.자주 성사를 받음으로써 교회를 개혁하고, 3.선교지에서 폭넓은 활동을 전개하며 이단과 싸운다는 것이었고 이것은 예수회 활동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교회의 후방에는 ‘베네딕도 수도회’가 있다면, 세상 한복판 최전방에는 일당백의 최정예의 전사들의 수도회인 ‘예수회’가 자리하고 있었으니 교회를 위한 기막힌 상호보완의 관계였음에 감탄합니다.

 

역시 믿는 이들의 삶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섭리임을 깨닫습니다. 성인 축일은 기념, 기억할뿐 아니라 우리 모두 살아 있는 교회의 보물이, 성인이 되어 살라고 있는 축일입니다.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 불림 받고 있으며, 인생 유일한 존재 의미이자 목표입니다. 

 

성인들이 누구입니까? 보물중의 보물인, 유일한 참보물인 예수님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한, 만난 분들입니다. 우리 수도자들 역시 똑같습니다. 한두번 찾았다, 만났다 하여 끝나는 참보물 주님이 아니라 매일 일상의 보물밭에서 찾아 만나야 합니다. 참보물을 주님을 만날 때 무지의 눈이, 마음의 눈이 열려 세상 진짜 보물들을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이냐시오가 놀라운 보물이 된 것은 참보물 주님을 평생 찾고 만났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의 이구동성의 고백은 다음일 것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 예언자의 참보물인 하느님과의 관계가 감동깊게 적나라하게 표현됩니다. 살아있는 참보물인 하느님과 날로 깊어지는 신뢰와 사랑의 우정관계가 주님을 닮은 살아 있는 참보물 예레미야 예언자로 만들었음을 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두 번째 고백중 주님과 주고받는 진솔한 대화가 감동적입니다.

 

“아, 불행한 이 몸! 어쩌자고 날 낳으셨나요? 모두 나를 저주합니다.”

곧 이어 반전입니다.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주 만군의 하느님, 제가 당신의 것이라 불리기 때문입니다.”

아, 또 반전입니다. 예언자의 회의, 고뇌, 아픔이 욥처럼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를 가득 채운 당신의 분노 때문에, 당신 손에 눌려 홀로 앉아 있습니다. 어찌하여 제 고통은 끝이 없고, 제 상처는 치유를 마다하고 깊어만 갑니까? 당신께서는 저에게 가짜 시냇물처럼, 믿을 수 없는 물처럼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최종적 위로와 격려의 말씀입니다.

“네가 쓸모없는 말을 삼가고 값진 말을 하면, 너는 내 앞에 나의 대변인이 되리라. 내가 너를 요새의 청동 벽으로 만들어 주리라. 그들이 너를 대적하여 싸움을 걸겠지만, 너를 이겨내지 못하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원하고 건져낼 것이기 때문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신 우리의 영원한 살아 있는 참보물 임마누엘 예수님이 우리 모두 당신을 닮은 참보물이 되어 살게 합니다. 평생 보물찾기 여정에 항구할 수 있게 하시니 바로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내 힘이시여 당신을 찬양하오니,

 주는 내 성채, 나 하느님, 내 사랑이시니이다.”(시편59,18).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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