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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고난회 김준수 신부님의 성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기념(연중 제17주간 목요일): 마태오 13, 47 - 53
작성자이기승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31 조회수57 추천수3 반대(0) 신고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13,47)

베트남에서 생활할 때, 가끔 호치민에서 가까운 해변 마을 무이네로 가서 쉬었다 오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베트남 어부들이 어떻게 고기를 잡는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베트남 어부들은 통버이라는 대나무로 엮어 만든 바구니 배로 가까운 연안에서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잡습니다. 그렇게 물고기를 잡은 통버이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모래밭으로 끌어올리게 되고,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함께 앉아 잡은 물고기들을 선별하고 분류해서 이내 팝니다. 그중 어떤 물고기들은 너무 작아서 버려지는 것도 많더군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13,47)라고 말씀하신 뒤,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13, 51) 하고 물으십니다. 비유의 의미를 깨닫는 것은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야 할”(13,48) 제자들의 식별과 분류할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늘나라의 제자는 모름지기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기” (13,52) 때문에 솔로몬처럼 “주님의 말씀을 듣는 마음과 선과 악을 지혜롭게 분별할 수 있는 마음”(1열3,9), 곧 식별력이 있어야 합니다. 진정 하늘나라의 곳간지기는 언제나 현명한 솔로몬처럼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 하느님의 마음으로 사람들의 선악을 식별하고 분별할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성령의 이끄심에 민감해야 합니다. 

오늘의 비유에서 예수님은 하늘나라는 곧 교회는 가득 채워진 그물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우리가 들어 알고 있는 밀과 가라지의 비유가 가르친 뜻과 유사함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바다이든 호수이든 그곳이 어디이든 그물을 던질 때, 좋은 고기든 나쁜 고기든, 큰 고기든 작은 고기든 원하는 고기만 잡을 수 없습니다. 일단은 그물을 던지고 난 뒤, 그물을 뭍에 끌어올린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고기를 선별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밀과 가라지가 함께 공존하듯이 그물 안에 잡힌 고기도 마찬가지로 큰 고기와 작은 고기, 좋은 고기와 나쁜 고기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밀과 가라지가 반드시 다 익어야 가려내는 것처럼, 그물 역시도 여러 종류의 물고기로 가득 차야 그물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을 때(13,48참조), 비로소 선별할 수 있습니다. 물속의 그물에서는 선별할 수가 없습니다. 그물을 뭍에 끌어올린 연후에야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릴” 것입니다. 그릇은 생명이 넘치는 상태이고 그릇 밖은 죽음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물고기에게 있어서 물은 생명이 넘치는 곳이지만 물 밖은 곧 죽음이 넘치는 곳이잖아요.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야 비로소 생명과 죽음으로, 천국과 지옥으로 가려 나뉘게 되고 “불구덩이에 떨어진 이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13, 50)라고 비유의 뜻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렇게 세상에서 일은 그 끝이 있기 마련이고 무엇이든 다 그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물을 던질 때가 있고, 그물을 끌어 올려 그것을 선별하고 구별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미 그물 속 곧 교회의 일원인 하늘나라의 제자가 되었으니 늘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이 되도록 늘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님과 기도하는 영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를 깨닫고 우리에게,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몸으로 한 일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됩니다.”(2코린 5,10)하고 말씀하면서 빛의 자녀답게 깨어 살도록 초대하고 촉구합니다. “주님, 저희 마음을 열어주시어 당신 아드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복음환호성 후렴)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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