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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촛불 켜고 묵주 들 때에 주님 영광이 /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나해(마르9,2-1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05 조회수69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촛불 켜고 묵주 들 때에 주님 영광이 /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나해(마르9,2-10)

 

우리는 성 십자가 현양 축일’(914)40일 전인 86일에 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낸다. 이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그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40일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의 결과인 영광스러운 부활을 미리 드러내시고자, 이 변모된 모습을 높은 산에서 미리 표징으로 보이셨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기도하려고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바로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자 서서히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제자들이 주위를 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서 계셨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처음으로 당신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실 때, 베드로는 그분을 꼭 붙들고 말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실망하는 제자들 마음을 아시고는, 세상 창조 이전에 갖고 계신 당신 영광을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에게 보이셨다. 예수님께서 당신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시며, 구약의 율법과 예언을 완성하시는 분이심을 모세와 엘리야도 증언하였다. 이전에 일러 준 스승의 부활을 전혀 감도 못 잡는 제자들에게, 율법과 예언서를 상징하는 두 사람을 내세우고는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장차 보여 주실 수난과 부활을 보여주신 것이다. 이 표징으로 부활의 믿음을 가지라면서.

 

사실 한적한 외딴 높은 산에 기도하러 오르심은 하느님 초월성에 대한 경외심과 그것에 대한 열망을 상징한다. 그 길은 우리 스스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몸소 이끄신다는 점이다. 또한 예수님께서 변모하신 당신 모습을 실제로 보여 주셨다는 대목에서, 초월은 우리의 의식과 감정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실재의 드러남에 나를 내어놓는 것임을 뜻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 세계 밖에 존재하시는 분이 결코 아니시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건 감싸 주시면서 함께 계시는 분이시다. 나무들을 감싸고 새들을 감싸고 들판의 풀들과 미물(微物)까지도 감싸 주시는 분이시기에. 세 제자는 예수님의 변모에만 놀란 것만이 아니리라. 만물 안에 숨겨진 창조주의 모습을 비로소 깨달았기에 감동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변모 사건은 은총이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현양에 앞서 모세와 엘리야가 보는 앞에서, 제자들에게 드러내신 거룩한 변모는 사랑이다. 오늘 우리에게도 자비스러운 당신 모습을 드러내시는 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우리는 고통과 희생 없이 영광만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신비이다. 그러기에 거룩한 변모는 주님 십자가를 충실히 따를 때 우리가 받을 영광을 알려준다.

 

이처럼 우리도 제자들이 스승의 변모를 본 그 거룩한 영광이 언제였는지를 늘 묵상하자. 바로 기도하실 때였다. 그렇다면 우리도 마찬가지일 게다. 거룩하게 변모하려면 먼저 기도해야만 하리라. 우리는 종종 겉모습에만 초점을 둔다. 옷 하나 들고서는 거울 앞에서 요리조리 몸을 비틀면서. 그렇지만 정작 참모습은 곧장 기도 때에 드러난다. 그것도 촛불 켜놓고 묵주 들 때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변모,엘리야,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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