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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모님께서 육체를 지니고 승천하셨다는 의미는?
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15 조회수7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4년 나해 성모 승천 대축일 

 

 

 

<성모님께서 육체를 지니고 승천하셨다는 의미는?> 

 

 

 

 복음: 루카 1,39-56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 승천은 그리스도의 소명에 참여한 우리가 모두 미래에 받게 될 영광을 미리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광은 노력 끝에 얻어지는 열매입니다. 아무 공로도 없이 받을 수 있는 영광은 없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동메달의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군 생활이 면제되는 특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 4분만 뛰고 군 면제를 받은 선수도 있었습니다. 바로 김기희 선수입니다. 그는 뛰어난 선수가 아니어서 단 한 번도 운동장에서 뛰어보지도 못하고 벤치만 지켜야 했습니다. 3·4위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남은 교체 선수 카드 한 장을 김기희 선수를 위해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단 1분이라도 승리에 공헌한 선수라야 올림픽 메달의 영광을 받을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늘 나라의 영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치가 있는 일은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자기 동네에서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올림픽 메달을 따거나 군면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성모님께서 육체를 지니고 승천하셨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육체도 하느님 영광을 위해 쓰였다는 뜻입니다. 저는 꾸준히 만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제가 있는 본당의 신자들이 아닙니다. 이전에 담당했던 본당이나 꾸르실료 등에서 봉사했던 분들을 만납니다. 


    제가 지금도 그들을 만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렇게 말하면 그분들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필요해서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영성관에 있을 때 저를 도와주는 오산성당 자매들이 있었습니다. 영성관 사정상 사제관 도우미를 둘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세 분의 자매들이 매주 한 번씩 와서 청소도 해 주고 빨래도 해 주고 밑반찬도 해 놓고 가곤 했습니다. 사실 저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고 그 일을 도와주는 이들이라면 그 육체도 상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믿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혼자 다 하지 않으시고 키레네 사람 시몬이 당신 십자가를 함께 지도록 하셨습니다. 모든 영광은 구원의 십자가에서 오기에, 예수님은 당신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소명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 당신 영광에 참여시키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성모님은 하느님 구원에 육체적으로도 필요한 분이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신 아드님이 인간이 되려고 하시는데 그 아들에게 인성을 내어줄 인간이 필요했는데, 흠 없는 육체를 지니신 분은 성모 마리아밖에 안 계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이렇게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열매: karpos)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엘리사벳이 그리스도를 성모님의 ‘열매(karpos)’라고 표현한 데는 이미 성모님이 ‘주님의 어머니!’가 되기에 합당한 분이란 뜻이 들어있습니다. 가지에서 열매가 맺히는데 그 열매는 분명 나무에서 수액이 흘러들어와야 합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를 성모님의 열매라 표현한 이유는 성모님께서 그리스도께 무언가를 주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 죄가 없어야 하는데 그 나무에 죄가 있다면 열매가 온전할 수 없습니다. 성모님만이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시며 당신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봉헌하신 분입니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내리신 주님의 명령입니다. 그러니 죄가 없는 육체는 본래 썩을 필요가 없습니다. 생명 자체이신 분께 계속 생명력을 얻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의 성인 중에 몸이 썩지 않는 성인들이 매우 많습니다. 
루르드의 성녀 베르나데트는 150년이 지났지만, 정말 아름다운 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성모님의 육신을 지닌 승천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마음만 주님께 봉헌한 분들이 아니라 육신도 주님의 뜻에 봉헌하여 그만큼 주님께서 많이 필요로 하신 육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설교하실 때 사용한 성대가 썩지 않고 어떤 분은 세례 주던 오른팔과 선교하기 위해 다니던 발만 썩지 않고 어떤 분은 심장이 썩지 않습니다. 그것들을 그만큼 완벽히 봉헌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머리카락까지도 다 지니고 하늘로 오르셨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봉헌한다면 주님은 그것이 영원히 하늘 나라에서 영광을 받을 것으로 축성하여 돌려주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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