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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신부님_선택하십시오, 생명과 행복의 주님을!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25 조회수91 추천수7 반대(0) 신고

 

“선택의 여정”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시편34,2)

 

옛 어른의 말씀도 선택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매일 내리는 사소한 선택들이 모두 나를 만드는 나의 역사가 된다.”<다산>

하루하루 날마다 사랑하는 주님을 선택해온 제 수도생활의 역사에 감사합니다. 하루의 시작에 강론 쓰기 선택은 언제나 우선입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다산>

“오직 하늘만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니 인명은 하늘에 매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법을 다스리는 기본은 삼가고 삼가는 자세에 있다.”<다산, 흠흠신서>

참으로 하느님을 삶의 중심으로 선택하여 사는 이들은 신중에 신중을 다하는, 삼가고 삼가는 자세로 살 것입니다.

“삶도 내가 바라는 것이고 의도 내가 바라는 것이지만 이 둘을 함께 취할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택한다.”<맹자>

이기적 내가 아니고 의로운 주님을 선택하겠다는 결의의 발로입니다. 다음 예수님의 복음 말씀을 연상하게 합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삶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말그대로 선택의 여정입니다. 좋은 선택이 삶의 행복을 보장합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라는 고백도 선택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주님을 선택하면 행복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이 이를 입증합니다. 오늘 말씀의 중심 주제가 되는 시편 화답송 후렴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시편34,9ㄱ)

 

언젠가 갑자가 좋은 선택은 없습니다. 평상시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아갈 때 좋은 선택에 행복한 삶입니다. 역시 선택-훈련-습관화가 행복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좋으신 주님을 선택하여 훈련하여 생활화하는 일이 행복의 요체라는 것입니다.

 

타고난 것들에 좌절하고 절망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악마의 유혹이요 이런 상태에 머무는 것이 지옥입니다. 그러니 천국이냐 지옥이냐 이 또한 선택입니다. 보십시오, 선택할 수 없는 타고난 것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가정도 부모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체질도 소질도 재능등 온갖 유전들 모두가 타고난 것들입니다. 이들에 좌절하고 절망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타고난 것들은 내 책임이 아닙니다. 주님도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타고난 것들에 매이면 비관적 운명주의자가 됩니다.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하루하루 날마다 좋은 선택을 하는 낙관적 섭리주의자로 사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선택할 좋은 것들도 무궁무진합니다. 

 

감사를, 찬미를, 사랑을, 희망을, 평화를, 기쁨을, 일치를, 겸손을, 경청을, 순종을, 관상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주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선택하며 온갖 좋은 것들이 절로 따라옵니다. 참으로 주님을 선택하는 일이 습관화, 생활화할 때 저절로 행복이요 좋은 분별의 지혜도 지닙니다. 참으로 주님을 선택한, 선택의 달인이자 선택의 대가가 제1독서의 여호수아요,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요, 복음의 베드로 사도입니다. 

 

결코 이런 주님의 선택은 우연이 아닙니다. 평소 체화(體化)된 주님과 일치된 신망애(信望愛), 진선미(眞善美) 삶의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이자 열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여호수아서는 스켐 집회에서의 여호수아의 장쾌한 긴 연설로 이루어졌고 특히 다음 부분에서 여호수아는 온 백성에게 선택을 촉구합니다.

 

“만일 주님을 섬기는 것이 너희 눈에 거슬리면, 너희 조상들이 강 건너편에서 섬기던 신들이든, 아니면 너희가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족의 신들이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

 

지도자의 이런 좋은 선택도 백성들은 보고 배웁니다. 여기 ‘오늘’은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영원한 현재의 오늘’을 가리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을 선택하여 행복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의 기분 좋은 응답이 너무 통쾌하여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여호수아 지도자와 백성이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하나로 일치된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다른 신들을 섬기려고 주님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집에서 데리고 올라오셨으며, 우리 눈앞에서 이 큰 표징들을 일으키신 분이 바로 주 우리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걸어온 그 모든 길에서, 또 우리가 지나온 그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우리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이래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희망이, 미래가 없다 하는 것입니다. 비단 나라나 민족뿐 아니라 모든 개인에게도 진리입니다. 새삼 역사를 렉시오디비나하며 성찰할 때 올바른 선택, 참 좋은 주님의 선택입니다. 판단이나 선택이 힘들 때, 성소에 혼란이 올 때, 내 삶의 역사를 렉시오 디비나 하면서 하느님 섭리의 발자취를 확인해 보면 저절로 생명과 행복의 주님을 선택하게 됩니다. 나라든 공동체든 가정이든 개인이든 정체성을 새롭고 견고히 하는데 그 나름대로의 역사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베드로의 선택 또한 그의 평소 주님을 향한 신망애 삶의 반영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 가운데 주님의 말씀이 거북하다며 믿지 않는 이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데 이 또한 좋은 주님의 선택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요 생명이다.”

 

영이요 생명의 말씀이신 주님을 선택하여 주님과 일치된 영과 생명의 사람이 되어 살라는 말씀입니다. 제자들 가운데 다 떠나고 열두 제자만 남자,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하고 물으시며 예수님은 이들의 선택을 촉구합니다. 역시 주님께 정통한 시몬 베드로가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의 우리를 대변해 정답을 말합니다. 역시 선택의 달인이자 대가인 시몬 베드로입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 결론 말씀입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 역시 삶의 지혜가 빛납니다. 이 또한 주님을 선택하여 주님과 깊은 사랑의 일치를 살아 온 바오로의 지혜의 산물임을 깨닫습니다. 결코 부부관계를 일방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상호순종과 상호존경, 상호사랑의 순리대로 풀어갑니다. 대전제는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는 즉 상호순종입니다.

 

“교회가 그리스도께 순종하듯이, 아내도 모든 일에서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바친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남편도 이렇게 자기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아무도 자기 몸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하시는 것처럼 오히려 자기 몸을 가꾸고 보살핍니다. 우리는 그분 몸의 지체입니다.”

 

‘몸의 신학’의 원조인 바오로의 사상이 참 심오합니다. 결코 남녀차별이 아닌 상호순종, 상호사랑을 말합니다. 어제 30대 초반의 사윗감을 만난 자매의 감격에 벅찬 고백을 잊지 못합니다.

 

“아 정말 요즘 만나기 힘든 젊은이입니다. 함께 식사하는데 얼마나 딸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며 정성을 다하는지 온몸에 표현됨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볼 것이 없었습니다. 어제 자기에게 온 ‘따님을 정말 아끼고 잘 돌보겠습니다’  카톡메시지에도 감동했습니다. ‘아끼고’ 참 오랜만에 들어본 반갑고 고마운 말마디였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역경속에서 남매를 한결같이 참 반듯하게 기도와 믿음, 사랑으로 키워낸 지혜로운 자매입니다. 이미 결혼한 아들 부부도 서로를 끔찍이 소중이 여기고 아낀다했습니다. 좋으신 주님이 계시기에 살만한 세상입니다. 참으로 한결같이 주님을 사랑하고 선택하여 삶의 중심에 모실 때, 언제나 좋은 선택이 뒤따를 것이며,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내 영혼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는 듣고 기뻐하여라.”(시편34,3).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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