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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8-31 조회수52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마태 25,14-30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느님께서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알맞은 ‘탈렌트’를 주셨습니다. 여기서 탈렌트란 재능, 소질, 능력 등을 가리키지요. 각자가 지닌 그릇의 크기만큼 주셨으니 저 사람과 내가 서로 다른 것을 받았다한들 누구에게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나에게 차고 넘치도록 탈렌트를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나에게 주신 의도와 뜻을 헤아리며 거기에 맞게 내가 받은 탈렌트를 최선을 다해 활용하면 되지요. 왜 저 사람에게는 저걸 주시고 나한테는 이걸 주시느냐고, 왜 저 사람은 저 만큼이나 주시고 나한테는 이만큼 밖에 안 주시냐고 불평할 이유가 없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만큼 나에게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 뜻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만큼 알아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받고 싶은 만큼 못 받았다고 투덜거려봐야, 남과 나의 탈렌트를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비교해봐야 나 자신이 더 불행해보이고 비참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오늘 복음 속 비유에서 다섯 탈렌트를 받은 사람과 두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탈렌트를 열심히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그것을 그냥 땅에 묻어두었습니다.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받았으니 최선을 다해 기쁘게 활용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겁니다. 주인이 자신에게 탈렌트를 왜 맡겼는지 그 의도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돈만 밝히는 계산적인 사람이었다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집사도 아니고 그저 ‘종’에 불과한 비천한 이들에게 그렇게 큰 돈을 맡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인이 종들에게 탈렌트를 맡긴 목적은 그저 그것을 더 많은 ‘양’으로 불리는게 아닙니다. 종들이 자기가 받은 탈렌트를 불리지 못하더라도, 심지어 탈렌트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원금에 큰 손실이 생기더라도 주인은 종들을 질책하지 않았을 겁니다. 주인은 그저 종들이 각자 받은 탈렌트를 최선을 다해 활용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고, 기쁨과 보람을 느끼기를 바랐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주인은 다섯 탈렌트를 더 벌어들인 종과 두 탈렌트를 더 벌어들인 종을 똑같이 칭찬합니다. 종들이 자기가 맡긴 소명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했다는 사실 자체에서 큰 기쁨을 느끼는 겁니다. 또한 그 기쁨이 그저 자기 혼자만의 것이 되지 않기를, 자기 종들이 자기와 동등한 수준의 기쁨을 함께 느끼는 동반자이자 조력자로 성장하기를 바라지요. 그런 주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지혜로운 종에게 있어 가장 큰 행복은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라 주인으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는 것이고 주인과 함께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반면 주인의 의도를 헤아릴 줄 모르는 어리석은 종은 주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심지어 자신을 향한 주인의 인정과 사랑의 마음까지도 물리적인 ‘수량’으로만 가늠하려고 듭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가장 적은 양의 탈렌트를 준 게 자기를 미워해서 그런거라고,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오해하게 되지요. 그렇게 주인을 오해하고 미워하다보니 주인이 맡기고 간 탈렌트도 꼴도 보기 싫어져 땅 속 깊이 묻어버린 겁니다.

 

우리가 오늘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할 비유의 핵심은 종들 각자가 받은 탈렌트의 ‘수량’이 아니라, 종들이 믿는 그대로 보상을 내려주는 주인의 ‘원칙’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받아서 누리는 탈렌트는 그 종류도 양도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하느님께서 주시는대로 받아서 그분께서 원하시는대로 잘 쓸 뿐이지요. 그러나 내가 하느님 나라에서 주인이신 하느님을 다시 만나 받게 될 참된 보상은 그분께서 주신 탈렌트를 열심히 활용하는 만큼, 그분께서 맡기신 소명에 성실히 임하는 만큼 커질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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