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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학도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 / 따뜻한 하루[48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9-05 조회수92 추천수4 반대(1) 신고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0811, 포항의 한 학교 앞 벌판에 총알이 빗발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학생 신분으로 전쟁에 참전한 학도병들이 적군에 맞서 용감히 싸우고 있었습니다.

전쟁에 참전한 그들은 17살도 되지 않은 어린 학생으로, ‘학도의용군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전투서 장렬히 전사한 한 학도병 옷에서 핏자국으로 얼룩진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바로 서울에 있는 중학교 3학년이었던 어느 학도병이 어머니에게 보낼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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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저는 어쩌다 사람을 죽였습니다.

돌담 하나 사이에 두고 십여 명은 될 겁니다.

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팔이 떨어져 갔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겁만 나는 무시무시한 죽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습니다.

 

어머니 이런 전쟁을 왜 해야 하나요?

저는 온종일 정말 무서운 생각만 떠오릅니다.

지금 내 옆에서는 수많은 학우가 죽음을 기다리듯이,

적이 덤벼들 것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빛아래 엎드려 있습니다.

 

어서 전쟁이 끝나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어머니 저는 꼭 살아서 다시 어머님 곁으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손수 마련하신 상추쌈을 된장에 찍어 먹고 싶습니다.

옹달샘에서 퍼온 이가 시리도록 찬 냉수를 한없이 들이키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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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토록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결국 부치지 못한 편지 내용 중 일부분이지만,

전쟁의 참혹함과 연필 대신 총을 들어야만 했던 처참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훗날 이 편지를 근거로 구성된 그의 이야기는 영화 '포화 속으로'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은 행복해진 순간마다 누군가가 우리들을 위해서 피를 흘렸다는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이 한참이나 끝난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며 누리는 이 평화는,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한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의 덕택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

 

 

태그 학도병,한국 전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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