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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0-26 조회수11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10/26) :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 제1독서 : 에페 4,7-16

 

* 복음 : 루카 13, 1-9

  

1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 <오늘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루카 13,3)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가 멸망하는 것은 지은 ‘죄’ 때문이 아니라, 죄를 ‘회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회개”란 ‘뉘우침’과 ‘돌아옴’을 말합니다. 곧 내면적, 정신적 뉘우침과 행위의 실천적 돌아옴을 말합니다. 그러니 넘어진 채 넘어진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어서서 넘어진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곧 자신의 죄를 알고 ‘뉘우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깨닫고 ‘돌아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회개”는 단순한 ‘죄의 인식’이나 ‘자기 성찰’ 혹은 ‘자기반성’이 아니며, 또한 단지 죄가 없는 ‘죄의 공백 상태’나 ‘죄의 진공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의 용서와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죄를 용서받았기에 뉘우치는 것’이요, 용서하신 ‘하느님의 사랑에로 돌아옴’임입니다. 

 

이처럼, “회개”는 단순히 죄의 어둠을 벗어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빛으로 나아감이요, 하느님의 사랑에로 돌아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가 회복됨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옴”이라는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회개”를 촉구하셨습니다(마르 1,15;마태 4,17).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그러니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복음을 믿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것은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 사랑인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의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다.”(루카 13,3)라는 말씀은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곧 자신의 완고함과 고집으로 이미 온 하느님 나라를 믿지 않고, 이미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기에 멸망할 것입니다. 

 

비유 속의 포도 재배인은 주인에게 말합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루카 13,8)

  

그렇습니다. 범한 죄로 본다면, 저는 이미 뽑혀도 수백 번 뽑혀지고 말았을 열매 맺지 않는 쓸모없는 나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 여기 주님의 정원에 심겨져 있다는 것은 이미 용서받았다는 표시요, 또한 하느님께서 저를 사랑하고 희망하고 기다려주고 믿고 계신다는 표시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제 둘레를 파고 축복과 말씀의 거름을 주시며, 열매 맺도록 기다리시고 돌보시고 희망하시고 계십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가 뉘우치고 당신의 사랑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아멘.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루카 13,8)

 

주님!

 

당신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저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손수 저의 둘레를 파고, 축복의 거름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당신께서는 여전히 말씀의 거름을 주시고, 

 

믿고 사랑하고 돌보아 주시며, 기다리고 희망하고 계십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의 향기 담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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