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나해 연중 제30주일 <믿음이 커질수록 청하는 것도 커진다> 복음: 마르코 10,46ㄴ-52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
오늘 복음에서 예리코의 거지 소경 바르티매오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실 때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소리 지르기 시작합니다. 주위 많은 이들이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습니다. 소경으로 태어난 죄인이 어디 자기의 목소리만 들어달라고 수많은 사람 가운데서 소리 지르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소경은 멈추지 않고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외칩니다. 그제야 예수님께서 가시던 걸음을 멈추십니다. 그리고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믿음’이고 믿음이 구원하는데, 그 믿음은 내가 무엇까지 청할 수 있느냐에 결정됩니다. 내가 청하는 것이 세상 모든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될 때 그만큼 믿음이 강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애플 컴퓨터 설립자이고 2009년 포춘지 선정 최고의 CEO,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2011년 10월 5일 향년 56세의 나이로 췌장암과 싸우다 사망했습니다. 그가 2005년 스탠퍼드대에서 “늘 갈망하라,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제목으로 졸업 강연하였습니다. 그는 일찍이 큰 뜻을 품었고 친구와 둘이 자동차 장고에서 시작한 사업은 10년 만에 직원 1,000명을 거느린 20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다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또다시 돌아와 애플을 미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때로는 인생이 당신의 뒤통수를 벽돌로 후려치더라도 소신을 잃지 마십시오.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 것이 나를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늘 갈망하십시오.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의 종교는 불교에 가깝고 매일 명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참 종교는 그리스도교에 가깝습니다. 무언가를 우직하게 갈망한다는 것은 불교의 가르침과는 맞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주위 사람들의 비난에도 어처구니없게 망가진 눈을 회복시켜달라는 바르티매오에게 믿음이 강하다 칭찬하셨습니다. 더 불가능한 것을 청할수록 더 강한 믿음을 가진 것입니다. 제가 처음에 주님께 무언가 청했던 것은 주일학교 교사 때였습니다. 한 아이에게 야단을 쳤더니 그 아이가 집에 간다고 가버렸고 저는 성당에 앉아 그 아이가 돌아오기를 기도했는데 기도가 끝나자 잘못했다며 그 아이가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다음은 술 내기였습니다. 이미 2병을 마시고 기도하고 내기하여 각 6병을 마셨습니다. 물론 제가 이겼습니다. 신기한 것은 다음 날도 숙취가 없었습니다. 그다음은 저를 사제로 불러주시면 한 번 나타나 달라는 청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성모님께서 저에게 나타나셨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음은 박사 논문 발표가 잘 끝나기를 청했는데, 망친 줄 알았더니 교수님들이 다 만점을 준 것이었습니다. 지금 성당에 와서는 어르신들이 많고 교적에 허수가 많지만, 이른 시일 내에 미사 참례율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3년째 되어가고 있는 지금 거의 이 기도가 성취되고 있습니다. 저는 또 개인적으로 성 아우구스티노처럼 되는 청을 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저의 믿음이 성장함에 따라 청하는 것도 커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요안나라고 부산교구 선교사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분은 불쌍한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처녀였음에도 아이들을 자녀로 삼아 키우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도망친 엄마 대신 모르는 한 여자에게 엄마가 되어 달라고 청하는 아이의 꿈을 모르는 체할 수 없는 게 인간입니다. 딸이 결혼도 안 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는 어머니가 쇼크로 사흘 만에 돌아가실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하물며 하느님은 어떻겠습니까? 믿음과 함께 나의 청하는 것도 커져야 합니다. 그분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교황님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사람이 그 자매를 찍어누르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요안나 자매는 자신 앞을 이미 지나쳐가는 교황님께 온 힘을 다해 “파파, 파파”라고 불렀습니다. 교황님은 되돌아오셔서 그 자매의 두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믿음은 내가 그것을 청할 수 있고 또 상대는 그 청을 들어줄 수 있는 분임을 확신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실망하지 말고 더 큰 것을 청합시다. 이것이 그분을 인정하고 내가 믿음으로 인정받는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