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11-29 조회수157 추천수4 반대(0)

동창 신부와 공항엘 가는 길이었습니다. 트렁크에서 짐을 내리려고 트렁크 문을 열었는데 안 열렸습니다. 열쇠로 트렁크 문을 열어 보려 해도 안 열렸습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원인을 알았습니다. 자동차의 기어가 주행 상태에서는 트렁크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자동차의 기어를 주차로 해야만 트렁크는 열렸습니다. 자동차의 안전을 위해서 주행 중에는 트렁크가 열리지 않도록 해 놓았습니다. 은행의 계좌도 그렇습니다. 본인이 입금했어도 비밀번호를 모르면 찾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가야 할 하느님 나라도 그럴 겁니다. 나의 경험, 나의 능력, 나의 직책, 나의 외모로는 하느님 나라의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나누었는지, 얼마나 희생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오늘은 1130일입니다. 교회의 전례력으로는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묵상하며 하루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착하고 성실한 너희는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것이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걸 주었고, 내가 헐벗었을 때 입을 걸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 함께 해 주었다. 너희 중에 가장 굶주리고, 헐벗고, 병든 이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오늘은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베드로 사도의 동생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이름이 반석이라면 안드레아 사도의 이름은 남자다움, 용기입니다. 안드레아 사도의 축일을 지내며 우리들 또한 용기를 가지고,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면 좋겠습니다. 안드레아 축일을 지내면서 제가 아는 안드레아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 분은 평신도로서 복음화 학교를 통해 많은 사람을 신앙의 뜨거움으로 인도하였던 정 치우 안드레아 선생님입니다. 저는 1991년에 복음화 학교와 인연을 맺었으니 33년이 되었습니다. 2002년에서 2005년 그리고 2011년에서 2018년까지 10년 동안 담당 신부로 함께 하였습니다. 복음화 학교는 1단계부터 5단계의 과정이 있습니다. 매월 기도회 미사와 후원회 미사가 있습니다. 단계를 마치면 피정과 미사가 있습니다. 저는 미사에 함께 하였고, 성지순례를 같이 다녀왔습니다. 복음화 학교의 각 단계는 모두 평신도 강사들에 의해서 진행됩니다. 졸업생 중에서 특별히 선발된 사람은 강사로서의 교육을 다시 받습니다. 자신이 들었던 복음의 기쁨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강사가 됩니다.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처럼 강사들은 세상을 향해 던졌던 그물을 버리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됩니다. 평생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정 치우 안드레아 선생님께 주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다른 한 분은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입니다. 저는 2002년부터 2005년 그리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8년 동안 교구청에 근무하면서 추기경님을 모셨습니다. 안드레아 추기경님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리면서 제가 곁에서 본 추기경님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추기경님은 소탈하십니다. 격식과 절차를 굳이 따지지 않으십니다. 마치 동네에 사시는 인자하신 어르신 같습니다. 소탈하신 만큼 함께 있는 신부들에게도 많은 걸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사제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지지해 주십니다. 추기경님은 조금 느리신 것 같지만 꾸준히 일을 하십니다. 산행을 하실 때도 천천히 오르시지만 한 번도 포기하신 적이 없습니다. 느린 거북이가 빠른 토끼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함 때문이었듯이, 한국교회의 어르신이 되신 것도 추기경님의 꾸준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추기경님은 기록의 달인이십니다. 저는 잊고 있었던 일들도 추기경님께서는 기억하고 계십니다. 저와 면담하셨을 때 기록하셨기 때문입니다. 적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앞선다는 적자생존의 법칙을 잘 알고 계십니다.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께서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나는 누구인가? 하느님께서 나를 어떻게 이끌어 주셨고, 나는 어떻게 응답하였는가? 지금 나의 십자가는 무엇인가?’를 묵상한다면 11월의 마지막을 피정하는 기분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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