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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1-30 조회수68 추천수7 반대(0) 신고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마태 4,18-22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오늘은 성 안드레아 사도의 삶과 신앙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공관복음을 보면 안드레아 사도가 사도들 중에서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고, 요한복음에는 그가 원래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으나 스승의 권고에 따라 ‘하느님의 어린 양’이신 예수님을 따라갔다가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따르게 된 이후에는 자기 형인 시몬 베드로에게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소개하며 신앙으로 인도한 최초의 ‘선교’를 실행하기도 했지요. 또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에는 그분을 만나러 온 그리스인들을 예수님께로 데려가 소개해드리기도 합니다. 이렇듯 다른 어느 사도보다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선교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던 안드레아 사도는 흑해 주변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파트라이’라는 곳에서 X자 형태의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안드레아 사도가 어떤 연유로 ‘선교’라는 소명에 그토록 충실하게 임하게 되었는지 그 동기와 이유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시다가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를 만나신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고기를 낚는 세상의 어부와 사람을 낚는 하느님의 어부는 어떻게 다를까요? 첫째, 고기를 낚는 어부는 그것을 먹기 위해, 즉 죽이기 위해 잡아들이지만, 사람을 낚는 어부는 죄의 수렁에 빠져 고통을 겪는 이들을 생명으로 인도하기 위해 모아들입니다. 둘째, 고기를 낚는 어부는 크고 싱싱해보이는 물고기만 골라서 낚아 올리지만, 사람을 낚는 어부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조건으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자신이 만나는 모든 이를 주님 손에 넘깁니다. 셋째, 고기를 낚는 어부는 자기가 치고 싶을 때, 치고 싶은 곳에 그물을 치지만, 사람을 낚는 어부는 주님께서 가라고 하시는 데로 가서, 그분께서 던지라고 명하시는 쪽으로 그물을 던집니다.

 

안드레아는 평생 어부 일을 하며 살아왔기에 ‘사람 낚는 어부’ 안에 숨어있는 이런 구체적인 의미들을 어렴풋이 알아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울지도 충분히 각오했겠지요. 섣부른 각오와 어설픈 노력으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큰 일임을 알았기에, 세상과 주님 양쪽에 다리를 걸쳤다가는 이도 저도 안될 것을 알았기에,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릅니다.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두듯이, 오래 고민하고 갈등했다면 세상 것들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끊어내지 못하고 주님을 따르는 길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듯 주님을 따르겠다고 즉시 결단하고 실행했기에 사도의 길을 걸을 수 있었지요. 이제 그에게는 주님이 전부였고, 그것이 얼마나 복되고 기쁜 일인지를 깨달았기에 다른 이들을 자신과 같은 길로 인도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님을 따르며 그분 뜻을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안드레아 사도처럼 단호하게 버리고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면 그분께서 차고 넘치는 기쁨으로 나를 충만하게 채워주십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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