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 제1 주간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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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12-03 | 조회수138 | 추천수7 | 반대(0) |
이스트 프리스코의 반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본당에서 교우들을 만나는 것도 기쁨이지만, 반 모임에서 만나는 것도 제게는 큰 기쁨입니다. 다섯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했습니다. 저를 포함 11명이 복음을 읽고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자매님은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영화 ‘암살’에서 배우 이정재가 이런 대사를 하였습니다. “내가 해방될 줄 알았으면 친일파로 살았겠나!”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로 살았던 사람은 대한민국이 그리 쉽게 독립할 줄 몰랐습니다. 자매님은 암살 이야기를 하면서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때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자기의 뜻대로 산 사람도 이렇게 말할 거라고 했습니다. “내가 하느님 나라가 있는 줄 알았으면 하느님의 뜻대로 살았을 텐데!”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 나라가 있음을 믿기에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고 복음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형제님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른다는 말씀을 나누면서 사이비 종교가 사람들을 현혹한다고 하였습니다. 형제님은 ‘사람의 아들’이라는 말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대학생 때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을 읽고 충격받았다고 했습니다. 책은 예수님은 예언자 중의 한 명이라고 했고,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고,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이고, 복음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과 말씀이고, 복음은 죽었지만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인데 사람의 아들로 오신 예수님만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 형제님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작년에 세례받으면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사제가 세례 대상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청합니까?’ 그러면 세례 대상자는 대답합니다. ‘신앙을 청합니다.’ 사제는 또 묻습니다. ‘신앙은 여러분에게 무엇을 줍니까?’ 그러면 세례 대상자는 대답합니다. ‘신앙은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세례받았을 때 응답했던 말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날과 그 시간’이라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고통을 느낀다면 당신은 살아 있는 것이고, 당신이 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한다면 인간입니다. 당신이 믿는 종교를 타인에게 설명하기보다는 당신의 행동을 보고 사람들이 당신이 믿는 종교를 이해하게 하십시오.’ 톨스토이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이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지금 함께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과거는 지금 하는 일이 쌓인 것이고, 미래는 지금 하는 일들로 채워지기에 인생에서 중요한 건 바로 지금입니다. 그러니 지난 일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은 ‘상태’의 개념이 아니라 ‘존재’의 개념이라고 말했습니다. 11명이 복음 말씀을 나누니 말씀의 식탁이 풍요로워졌습니다. 반장님이 본당 소식을 전하고, 실천 사항을 정하면서 복음 나누기를 마쳤습니다. 복음 말씀이 살아 있는 그곳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도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나라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오늘 복음은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하느님 나라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이렇게 선포합니다. “말 못 하는 이들이 말하고 장애인들이 온전해지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눈먼 이들이 보게 되자, 군중이 이를 보고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저도 반 모임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하느님 나라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청하며,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는 반 모임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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