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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삶은 선택이자 은총이다 “하느님의 꿈을, 참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04 조회수73 추천수7 반대(0) 신고

2024.12.4.대림 제1주간 수요일                      이사25,6-10ㄱ 마태15,29-37

         

삶은 선택이자 은총이다

“하느님의 꿈을, 참행복을 선택합시다”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시편23,6)

 

삶은 선택이자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꿈을, 행복을 선택합시다. 그대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이런 이들이, 하느님의 꿈을, 행복을 선택해 사는 이들이 지혜로운 자들입니다. 옛 현자의 가르침도 좋은 깨우침이 됩니다.

“혼자만의 즐거움은 아무리 커져도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간다. 즐거움은 나누어야 더 커지고 더 오래간다.”<다산>

“즐거움은 누림을 급히 하지 않아야 늙도록 이어지고, 복은 다 받지 않아야 후손까지 간다.”<사잠>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42년 동안 수도원에 정주하면서 참 많이 강조해온 주제가 영적전투와 더불어 하느님의 꿈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은 꿈이, 희망이, 비전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존엄한 품격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영적전투를 계속할 수 있는 동력도 이런 꿈과 희망, 비전에서 나옵니다. 참 행복과 기쁨도 하느님의 꿈이, 희망이, 비전이 실현될 때 나옵니다. 

 

한밤중 일어나니 설마설마하던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는 불행한 소식입니다. 오늘 강론 주제와는 너무나도 다른 역사적 퇴보의 비현실적 현실이며 후진국에서도 있을까 말까한 대다수 국민의사에 반하는 비상계엄선포가 국회의 의결대로 속히 해제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피해도 최소한으로 끝나길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정말 유능한 정부라면 국민을 꿈꾸게 하고 희망과 비전을 지니게 할 것입니다. 이런 꿈과 희망이 비전이 사라질 때 대다수 국민은 길을, 빛을 잃고 방황하며 마음도 정신도 영혼도 병들기 마련입니다.

 

하느님만을 찾는 수도자는 물론이고 믿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을 꿈꿔야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물론이고 성서와 교회의 모든 사람들을 통해 하느님의 꿈은 실현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꿈나무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천상의 꿈이, 희망이, 비전이 사라지면 탐욕의 본능만 남고 세상은 아수라장의 지옥도가 펼쳐집니다. 얼마전 흰눈으로 가득 덮힌 온누리를 보며 예전 써놨던 하늘꿈이란 글이 생각났습니다.

 

“땅도 춤춘다

 추위도 막을 수 없다

 밤새 하늘 꿈꾸고 나니 온통 흰눈 덮인 하얀땅 

 하늘 은총이 온누리를 덮었네.”<2009.12.>

 

과거가 사람을 만들지만 하느님 꿈의, 하느님 희망의 미래가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하며 하느님의 사람으로 만듭니다. 하느님 꿈의 희망이, 비전이 우리를 하느님을 닮게 합니다. 이사야서의 하느님의 꿈은 얼마나 고무적이요 위로와 힘을 주는 지요! 

 

“만군의 주님께서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 그분께서는 이 산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주시리라.”

 

‘모든 민족’, ‘모든 겨레’, ‘모든 사람’등 예외없이 모두가 구원되는 그날의 현실을 꿈꾸는 이사야가 당신의 참 아름답고 좋은 꿈을 우리와 나눕니다. 이런 꿈의 사람들은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꿈을 실현하며 삽니다. 무지와 죽음의 너울과 덮개를 치워버리고 함께 나누고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삽니다. 언젠가 그날을 오늘 앞당겨 살며 고백합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주님의 손이 이 산위에 머무르신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전례 잔치에 잘 어울리는 우리의 하느님 고백입니다. 이사야 예언자야 말로 부단히 하느님을 꿈꿨던 희망의 사람, 비전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이사야의 하느님 꿈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며 그대로 하느님의 꿈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고치시고’ ‘먹이시는’ 잔치를 통해 실현되는 하느님 나라 잔치의 꿈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셨다. 그리하여 말못하는 이들이 말을 하고, 불구자들이 온전해지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눈먼 이들이 보게 되자, 군중이 이를 보고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예수님을 만날 때 온전한 치유요 하느님 나라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빵 일곱 개와 물고기들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나누어 주었고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합니다.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바구니에 가득합니다. 

 

없어서 가난과 굶주림이 아니라 나누지 않아 가난이요 굶주림이니 이는 하느님 책임이 아니라 우리가 나누지 않은 책임입니다. 정말 하느님을 꿈꾸는 희망의 사람, 비전의 사람은 하느님의 꿈나무가 되어 그 사랑의 열매를 부단히 나누는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하느님의 나라 미사잔치가 우리 모두 하느님을 꿈꾸며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살게 하십니다.

 

“보라, 당신 백성 구원하러 주님이 오시리니, 

 주님을 맞이하러 달려가는 이는 복되어라.”(복음 환호송)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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