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 제1주간 목요일 : 반석 위에 지은 집은 어떤 집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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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 작성일2024-12-04 | 조회수56 | 추천수2 | 반대(1) 신고 |
우리는 믿음과 신앙을 비유할 때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성 위에 지은 집에 비유해 표현하기도 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빗대어 반석 위에 지은 집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두 개를 대비시켜서 표현하는 목적의 밑바탕에는 무너지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건축물 구조 이론에 의하면 기초가 좌우할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복음은 이를 바탕으로 해서 말씀을 실천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반석이 되는냐 모래성이 되는냐로 결정되는 것처럼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이게 핵심입니다.
약 30년 전에 이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랑 지금 이 의미를 받아들일 때랑은 큰 차이가 별로 없습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왜 그 의미가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게 변할 수 없는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진리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화는 시대가 변하면 바뀔 수 있습니다. 30년이라는 세월도 그런데 당연히 2000년이라는 시간의 세월도 이 진리는 변할 수 없는 진리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복음을 묵상할 때 단순히 반석과 모래성이 상징하는 의미를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게 그럼 반석이고 모래성 같은 기초인지 그걸 잘 묵상해야겠습니다. 반석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모래성은 반대로만 생각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토목을 전공한 친구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20년쯤 된 세월이라 기억이 가물하지만 그 의미는 확실히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 금방 이해를 할 수 있을 텐데 조금은 아쉽지만 한번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큰 고층 건물을 지을 때 땅을 파고 기초 공사를 하게 됩니다. 그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떤 경우는 돌과 같은 암반이 있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 주위에는 일반 흙으로 분포돼 있습니다. 이 경우에 기초를 세울 때 문제는 흙으로 된 부분에는 같은 강도로 해서 어떤 지지물로는 기초를 세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조물의 하중이 암반에 가해지는 하중만큼 흙에도 똑같은 하중을 가했을 때 흙이 받은 하중이 암반에 가한 하중과 동일한 하중이 되도록 설계를 해야 나중에 그 위에 골조물 같은 지지대를 세워 기초를 올려도 안전한 무게중심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건물을 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봤을 땐 암반 높이만큼 흙으로 땅을 전체 메우면 겉보기엔 흙으로 덮여서 어느 정도 그걸 마지노선으로 해서 좀 더 흙을 보강해 평평하게 하면 마치 균등하게 기초를 만든 것처럼 보여질 수 있습니다. 도로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건물을 세운다든지 할 때는 처음에는 어느 정도 하중을 견디지만 나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흙으로만 된 주변을 토대로 해서 올려진 건물은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신앙에 접목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신앙생활이 어떤 게 신앙생활인지 그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그저 성당에 기본적으로 주일미사 안 빠지고 신심단체에 가입돼 있으면 그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교무금 내며 다니면 얼추 신자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어쩌면 이와 같은 신앙도 훌륭한 신앙생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앙이라는 게 시대의 개념과 남과 비교해서 자신의 신앙을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저는 반석이라는 개념을 이런 개념으로 접근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남과 비교해서 자신의 신앙이 어떤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신앙을 가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반석은 마치 위에서 언급한 흙과 같은 지역을 옆에 있는 단단한 지지물처럼 하중을 균등하게 맞추듯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보강해나가는 게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신앙과 같은 신앙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신앙이 사실은 주변 사람들의 수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형편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사람보다 좀 낫다고 해서 자신의 신앙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신앙이 좋은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의 신앙이 열등하다고 생각하자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남과 비교를 해서 판단하는 신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위치에서 봤을 때 자신의 신앙이 어떤지 그걸 보고 자신의 신앙을 판단해야 제대로 잘 하고 있는 신앙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게 신앙생활에 있어서 바탕이 되지 않으면 모든 불화가 여기서 다 생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이런 면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짧은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지만 그간 저의 경험과 주변 사람들을 보면 대개 다 그런 문제점을 가진 것 같기도 해서 이와 같은 묵상을 해봅니다. 이런 게 정립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랜 세월 믿음의 시간을 가져도 세월만 흐를 뿐이지 자신의 신앙의 성장과 발전은 미비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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