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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신부님_그간 주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은혜와 축복은 얼마나 큰 것인지요?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05 조회수53 추천수4 반대(0) 신고

 

 

요즘 저는 세상 부족하지만 교우들에게 성숙하고 균형 잡힌 성모 신심을 전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 가톨릭교회 교우들의 깊고 강한 성모 신심 앞에 놀랄 때도 많습니다.

 

성모님에 대한 사랑이 각별합니다. 전 세계 어떤 나라 신자들보다도 묵주기도를 많이 바칩니다. 레지오 마리에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각 본당에는 성모님을 총사령관으로 모신 레지오 단원들이 때로 기도 요원으로, 때로 봉사 부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성모 신심은 조금 성찰과 점검을 필요로 한다고 여겨집니다. 우리가 지니는 성모 신심이 때로 지나치게 개인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성모님을 바라볼 때, 신앙의 모델이나 우리 신앙 여정의 동반자로 보기보다 우리의 끝도 없는 바람을 들어주시는 기적의 요술 방망이로 여깁니다. 30년 전 지니고 있던 성모 신심이 조금도 성장하지 않고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성숙하고 균형잡힌 성모 신심을 지니기 위해서는 복음서 안에 등장하는 마리아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의 신앙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으며, 마침내 신앙인으로서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하셨습니다.

 

우리는 카나 혼인 잔치의 어머니로서 당신 자녀들의 결핍과 고통을 절대로 나 몰라라 하지 않고 팔을 걷어붙이는 어머니, 이웃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어머니를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성금요일 골고타 언덕 십자가 아래서 끝까지 혼절하지 않고, 아들 예수님의 육체적 고통에 영신적으로 동참한 어머니, 자신에게 다가온 극심한 고통을 거부하지 않고, 그 고통에 담긴 참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자 노력했던 어머니를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구세주 하느님의 잉태라는 자신에게 다가온 너무나 놀라운 초대앞에, 다른 부르심 받은 사람들처럼 거절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기꺼이 예라고 응답한 나자렛의 마리아를 바라봐야 합니다.

 

성숙하고 균형 잡힌 성모 신심의 소유자는 더이상 성모님께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세요, 라며 졸라대지 않습니다. 자신의 신앙 여정에 언제나 동반해주신 성모님의 도움에 깊이 감사하며, 이제는 내가 어머니께 무엇을 드릴까? 고민하는 그런 사람이 올바른 성모 신심 소유자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비슷한 맥락의 말씀을 우리에게 건네십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은혜와 축복은 얼마나 큰 것인지 모릅니다. 남은 생애 동안은 더이상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세요, 라고 졸라대지 않을 작정입니다.

 

그 대신 내게 베푸신 그분의 크신 업적과 자비에 수시로 감사하면서, 아주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매일 그분께 한 가지씩 선물을 드리겠다고 약속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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