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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09 조회수61 추천수2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12/9) :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 제1독서 : 창세 3, 9-15. 20. *제2독서 : 에페 1,3-6. 11-12

* 복음 : 루카 1, 26-38

26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 <오늘의 강론>

오늘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오늘 전례의 의미는 <본기도>에서 잘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동정녀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시어,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셨으며, 성자의 죽음을 미리 보시고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다’

1854년 12월 8일, 교종 비오 9세께서는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다음과 같이 선언하셨습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이 “교의”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보편적인 구원으로부터 예외 받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원을 미리 입으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대해, 성 안셀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받으신 축복으로 말미암아 모든 피조물은 창조주로부터 축복을 받고,

창조주께서는 그들로부터 찬미를 받으신다.”

이는 성모님께서는 원죄조차 없는, 티 없이 아름답고 거룩한 대성전이셨음을 말해줍니다. 바로 여기에, 구세주 하느님의 아들을 품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성모님을 원죄로부터 보호받는 축복을 가득 부어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를 이렇게 찬양합니다.

“모든 피조물이 당신의 충만함의 흘러넘침을 입어 새싹이 트듯 되살아났다”

그렇습니다. 성모님으로 하여, 우리도 축복에 축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처럼, ‘사랑의 감실이요, 거룩한 대성전’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성모님뿐만 아니라, 우리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이처럼, 비록 우리가 원죄에 물들어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못하지만, 저희 안에 주님을 모심으로써 저희 죄가 씻기게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또한 당신을 건네줄 수 있는 ‘복을 주는 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한없는 기쁨으로 성모님과 함께 <입당송>에서 부른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나의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라.”

정녕, 마리아는 구원받은 인간의 전형이십니다. 그러니,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는 우리 안에도 때 묻지 않은 깨끗한 마음이 있음을 보게 합니다. 아니 그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마음의 울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우리에게 아무리 큰 허물이 있다하더라도 가장 깊은 내면의 영역에는 죄로 물들지 않는 거룩하고 흠 없고 순수한 하느님의 모상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그곳에는 죄가 발을 들여 놓지 못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의 숨결이요, 사랑의 보급자리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요, 우리 안에 거처하는 거룩한 영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 안에는 “빈자리”가 있고, 그 자리는 하느님만이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마에스트로 에크카르트가 말한 “영혼의 정수”“심연”이요, 요한 카시아누스가 말한 “마음의 순수”(puritas cordis)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결코 죄에 물들 수 없는 그분의 자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자리로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세계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에페 1,4)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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