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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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12-09 | 조회수61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루카 1,26-38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자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것을 기념하는 대축일입니다. 즉 성모님은 어머니 배 속에 처음 잉태되는 순간부터 인간적인 부족함과 약함으로 인해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로 기울어지는 경향성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 받으셨음을 기념하는 겁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당신 아들을 통해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놀라운 섭리 안에서 이루어졌지요. 가톨릭 교회의 ‘믿을 교리’에서는 이 신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또한 오늘 전례의 본기도에서 우리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축일을 지내는 의미에 대해 잘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녀를 통하여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시고, 성자의 죽음을 미리 내다보시어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으니...”
즉 성모님은 죄로 기울어지는 약한 경향성인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 자체를 하지 않으셨기에 죄의 어둠에도 물들지 않으셨다는 뜻입니다. 전자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 타고 태어난 ‘특전’이라면, 후자는 성모님께서 평생 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완성하신 ‘공덕’에 해당하지요.
먼저 성모님께서 ‘특전’을 받으셨다는 것은 가브리엘 대천사가 그분께 이렇게 인사하는 데에서 드러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마음이 죄로 기울어지지 않고 오롯이 하느님을 향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크나큰 ‘은총’입니다. 비가 올 때 그릇의 열린 부분이 하늘을 향해야 빗물을 최대한 많이 담을 수 있는 것처럼, 성모님의 마음이 언제나 하늘을 향해 있기에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복을 가득 담아 맘껏 누릴 수 있으니 그보다 더 큰 은총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성모님께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성모님께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주시어 항상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그 사실을 상기시키며 성모님께 ‘기뻐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겁니다.
다음으로 성모님께서 ‘공덕’을 완성하셨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르는 그분의 ‘순명’에서 드러납니다. 율법 중에서도 엄격한 정결법에 따라 자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정혼자인 요셉으로부터는 미움을,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이들로부터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면서까지 하느님의 뜻이 당신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적극적으로 바라신 겁니다. 그런 각오로 사셨기에 그토록 슬프고 고통스러운 십자가의 길을 당신 아드님과 함께 끝까지 걸으실 수 있었지요. 그렇게 죽는 날까지 하느님 뜻에 충실히 사셨기에 당신이 받은 ‘특전’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고 구원으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을 은총은 성모님 뿐만 아니라 우리도 세례성사를 통해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하느님께 받은 은총을 삶 속에서 완성해야 할 소명이 주어진 것이지요. 그러니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주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묻고, 그분 뜻을 받아들이며 따라야겠습니다. 그리하여 나 자신을 주님께서 머무르실 거처로 내어드려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 은총을 충만히 받으며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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