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믿음의 마리아 성모님 “정주, 찬양, 순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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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 작성일2024-12-09 | 조회수6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024.12.9.월요일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믿음의 마리아 성모님 “정주, 찬양, 순종”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시편98,1ㄱㄴ)
세상이 존속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끊임없이 베풀어주시는 사랑의 기적들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작금의 위기를 맞이한 대한민국에게 오늘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한국교회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수호자 마리아 성모님이기 때문입니다.
기상하자마자 바치는 만세칠창중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는 더욱 각별하고 간절해졌습니다. 한국교회는 물론 미국, 스페인, 포르투칼, 브라질, 필리핀, 니카라과 등의 여러나라 및 성당에서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를 수호성인으로 모십니다.
오늘 대축일의 기원은 5세기 동방교회에 속한 시리아에서 시작되어, 7세기에 들어서면서 동방교회에서 널리 확산되면서 보편화됩니다. 서방교회에서는 8세기부터 이 축일을 12월8일 기념하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남부, 노르망디,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을 거쳐 최종적으로 로마로 전파됩니다. 1476년 교황 식스토 4세는 이 축일을 로마 전례력에 삽입하였고, 1708년 12월6일 교황 클레멘스 11세는 대축일로 격상시킵니다.
마침내 17세기 마리아가 원죄없이 잉태되었다는 것을 가톨릭교회의 믿을 교리로 규정해 달라는 신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1854년 12월8일 교황 비오 9세는 교황 무류성에 따라 회칙 <형언할수 없는 하느님>에 의해 성모 마리아의 원죄없는 잉태를 가톨릭교회의 믿을 교리로 선포합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자기의 잉태 첫 순간에 전능하신 하느님의 특별 은총과 특권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원죄의 아무 흔적도 받지 않도록 보호되셨다.”
새삼 가톨릭교회의 뿌리깊은 전통이 자랑스럽고 신뢰가 갑니다. 한국교회는 대희년이었던 2000년 8월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다시 한번 성모님께 한국교회를 봉헌했고, 교황청 경신성사부의 권고에 따라 2015년부터는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만 한국교회 수호성인으로 모시게 됩니다.
과연 우리는 오늘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오늘 복음과 두개의 독서가 답을 줍니다. 교황님은 어제 대축일 강론중 오늘 복음을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의 하나라고 강조하셨고 공감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약간 시간만 내어 루카 복음을 들여다 보고, 이 장면을 읽는다면, 나는 여러분들 역시, ‘좋다’, ‘참 좋다’할 것이라 확신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역시 사제서품후 35년동안 수없이 이 복음을 접하고 강론했지만 늘 신선한 충격에 새로운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라는 대목은 고백성사시 말씀처방전의 보속으로 참 많이 써드렸고, 어느 수녀로부터는 “보속補贖이 아니라 보석寶石입니다.”라는 감사의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제가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믿음의 어머니 성모님으로부터 셋을 배웁니다.
첫째, 정주입니다. 정주의 믿음, 정주의 어머니 성모님입니다. 언제나 제자리의 정주에 깨어 충실했던 마리아였습니다. 유혹에 빠져 정주의 제자리에서 벗어날 때 줄줄이 죄를 짓기 마련입니다. 오늘 창세기의 하와와 아담 부부가 그 좋은 증거가 됩니다.
“너 어디 있느냐?”
우리 모두가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화두같은 말씀입니다. 하느님이 아담을 찾았을 때 아담은 두려움에 숨어서 나타나지 못합니다. 정주의 제자리에 충실했다면 “예, 여기 있습니다.”대답하고 곧장 주님앞에 나섰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화두같은 말씀입니다.
정주의 제자리에서 벗어나자 불순종의 죄를 짓자마자 하느님의 책임 추궁에 서로가 책임전가에 급급합니다. 급기야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저 여자가..”라며 하느님과 아내에게 탓을 돌리는 아담입니다. 서로간 관계의 완전 파탄입니다. 죄의 폐해가 너무 큽니다.
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믿음의 마리아, 정주의 마리아입니다. 눈밝은 하느님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늘 제자리의 정주에 충실하며 책임을 다하는 마리아를 친히 방문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축복을 확인하신후 속내를 다 밝히시니 주님이 얼마나 신뢰하고 사랑하여 눈여겨 보아둔 마리아인지 깨닫습니다.
둘째, 찬양입니다. 찬양의 믿음, 찬양의 어머니 성모님입니다. 찬양과 감사의 고백이 믿음을 날로 깊게 합니다. 성서의 사람들은 모두가 찬양과 감사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마리아의 노래’ 마니피캇 찬양감사노래는 우리 가톨릭교회가 저녁기도 끝무렵에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성모님과 함께 바칩니다.
오늘 제2독서 에페소서(1,3-14)의 찬가는 가톨릭교회가 매주 월요일 저녁기도 성무일도때 바치는 찬양감사가입니다. 그리스말 본문에는 3절에서 14절까지가 한문장으로 숨을 멈추지 않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베풀어진 은총을 노래합니다.
마리아 성모님 마음에도 쏙들었을 내용에 우리와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성모님과 성인들과 함께 끊임없이 하느님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는 우리들입니다. 어느 하나 생략할 수 없는 주옥같은 은혜 충만한 내용들입니다. 그 일부만 인용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셋째, 순종입니다. 순종의 믿음, 순종의 어머니 성모님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리아 성모님의 믿음은 정주에서 침묵의 관상과 경청에서 그리고 겸손한 순종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침묵, 경청, 겸손, 순종 모든 영적덕목을 갖춘 믿음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성모님입니다.
얼마나 하느님의 전폭적 사랑과 신뢰를 받은 마리아 성모님인지 깨닫습니다. 말그대로 우리 가톨릭교회의 어머니들의 영원한 롤모델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내에는 예나 이제나 성모님을 닮은 성녀급의 어머님들이 참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구원역사가 차질없이 이뤄지게 한 다음 마리아의 겸손한 믿음의 순종이 얼마나 고맙고 감격하셨겠는지요!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역시 이런 순종의 고백을 하며 아름다운 믿음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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