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 제2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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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4-12-10 | 조회수3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대림 제2주간 화요일] 마태 18,12-14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오늘 복음은 잃어버린 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다니는 선한 목자의 비유입니다. 그런데 루카 복음에서는 목자가 아흔아홉 마리 양을 ‘광야’에 놓아둔 채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는 반면, 오늘 마태오 복음에서는 양들을 ‘산’에 놓아두고 길을 나섭니다. 양들에게 있어서 ‘광야’와 ‘산’은 천양지차입니다. 광야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척박한 환경인데다 양들의 목숨을 노리는 맹수들이 우글거리지만, 산은 배고프면 뜯을 풀이 있고 자기 몸을 지키기에 용이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거룩한 장소라는 점이지요. 그것이 목자가 아흔아홉마리 양을 놓아두고 길을 떠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 양들은 하느님 품 안에 있기에 굳이 걱정할 필요 없이, 잃어버린 양을 찾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산에 덩그러니 남겨진 양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을 지켜줄 목자가 곁에 없다는 사실이 불안하고 걱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들을 이끄는 목자가 단 한 마리 양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끝까지 챙기며 결국엔 되찾아 오는 모습을 자기들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그들이 느꼈던 불안함과 걱정은 오히려 든든함과 높은 자존감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자기들도 그 양처럼 똑같이 길 잃은 처지가 되었을 때 목자가 찾으러 와 줄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 하나 하나가 목자로부터 그토록 큰 사랑을 받는 특별하고 귀한 존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속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당신께 소중하다는 점을 일깨워주십니다. 주님을 제대로 따르지 못하고 중간에 놓쳐버린 것이 길을 제대로 보지 않은 나의 부주의 탓이든, 다른 것에 한 눈을 팔아도 금방 다시 쫓아갈 수 있다고 여긴 나의 경솔함과 교만 탓이든 상관없이, 주님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당신 양을 끝까지 찾아나서신다는 겁니다. 주님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시며 귀하게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버지께서 당신 손에 맡기신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늘 비유의 핵심은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행하신다는데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크신 자비를 알려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당신 목숨을 바쳐 그 사랑을 직접 행하셨으며, 그 사랑의 실천을 당신의 기쁨이자 사명으로 삼으셨지요. 그러니 그분을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우리도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나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마땅합니다. 잃어버린 양을 먼저 찾아나서시는 주님처럼,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웃 형제 자매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먼저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또한 그들이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여 하느님 품에 돌아오는 것을 그분과 함께 진심으로 기뻐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산에 놓아두고 떠나셨던 주님의 믿음에 응답하는 길입니다. 우리가 돌아온 탕자의 형처럼 되지 않고 신앙생활의 참된 기쁨을 온전히 누리는 길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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