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14 조회수210 추천수5 반대(0)

부주임 신부님이 새로운 미용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장소는 시온마켓 2층이라고 했습니다. 시온마켓은 자주 갔었고, 2층에 있는 미용실도 금세 찾을 것 같았습니다. 조금 여유 있게 올라갔는데 20분을 돌아도 미용실을 찾지 못했습니다. 부주임 신부님한테 전화했습니다. 부주임 신부님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시온마켓 2층은 미국 몰하고 연결되어 있어서 그리로 가면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다시 내려가서 한국 몰 쪽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약속 시간 전에 미용실에 도착했지만 당황했습니다. 미국 몰하고, 한국 몰하고 입구가 다른데 급한 성격에 미국 몰로 올라가서 그런 실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부주임 신부님과의 통화로 약속 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봉성체를 가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습니다. 10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진 자매님이 곧 회복되어서 퇴원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다리가 아파서 누워있었고, 사정이 있어서 재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10년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는 근육이 약해졌고, 걷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봉성체를 마치고 자매님에게 앞으로 남은 날들이 많은데 계속 이렇게 누워있으면 자매님도, 가족들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재활 치료를 하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자매님과 가족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님께로 갈 수 있는지 묻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군중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자선을 베풀라고 이야기합니다. 세리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정직하게 살라고 이야기합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지 말라고 합니다. 군사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힘을 부당하게 사용하지 말라고 합니다. 무력은 적에게 사용하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거침 없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당당함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뜨거운 열정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이 오시기로 한 메시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세례자 요한은 우리가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겸손입니다. 이웃에게 나누는 것, 하느님과 형제들 앞에 정직한 것, 정의를 실천하는 것, 겸손한 삶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할 것입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를 모르고 거친 세상과 다투려는 사람입니다. 말의 의미처럼 작은 사마귀가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고 수레 앞에서 싸우려는 것과 같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 먼저 먹는 사람도 이와 비슷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깨려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당랑거철의 고사는 결국 수레를 모는 사람이 사마귀를 피해서 갔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마귀의 용기를 가상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어쩌면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당랑거철이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광야에서 회개의 세례를 외친 세례자 요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 모진 박해를 견디면서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은 모두 거대한 권력에 맞섰던 작은 촛불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외침이 있었기에 우리는 재물, 권력, 명예라는 을 벗어버리고 나눔, 희생, 사랑이라는 새로운 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영원한 생명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털어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를 봅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푸른 잎들은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만일 나뭇잎들이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붙어있다면 나무는 긴 겨울을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나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생존의 지혜를 터득한 것입니다. 긴 겨울을 견딘 나무는 봄이 오면 새로운 잎이 생기고, 여름에 뜨거운 태양을 마음껏 받아들여 열매를 맺고, 나이테 하나를 더 만들어 냅니다. 오늘 대림 제3주일은 자선 주일입니다. 자선은 베푸는 것이 아닙니다. 자선은 신앙인이라면 꼭 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나누는 것은 많이 가진 사람만의 몫이 아닙니다. 나누는 것은 많이 배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구원은 특정한 사람만이 받는 것도 아닙니다. 오직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만이 나눌 수 있고, 그 안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고 그런 사람만이 우리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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