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양승국 신부님_십자가는 우리를 주님께서 더욱 가까이 인도하는 도구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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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12-14 | 조회수6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1542~1591)이 살았던 중세 시대는 수도 생활의 부흥기를 지나 쇠락기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더 이상 수도자들에게 있어 완덕에 대한 열망이나 하느님 중심의 삶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타성에 빠진 수도자들의 얼굴은 냉랭했고, 게을러빠진 수도자들은 자꾸만 회칙을 완화시켰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충실하고 올곧은 가르멜 수도자 요한은 원칙대로! 를 강조하며 고난과 형극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안토니오 수사를 비롯한 마음이 맞는 수도자 몇 명과 더불어 엄격한 금욕과 극기, 기도와 고행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안락하고 쾌적한 대 수도원 건물을 뒤로하고 다리를 뻗기도 힘들고 서 있기도 힘든 작은 방에서 함께 생활했는데, 여기저기 비가 새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얼굴로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외출을 할때는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다녔습니다. 이러한 쇄신된 삶을 살아가면서 끝끝내 회개하지 않는 동료 수도자들을 회개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자연스레 얼굴과 뱃속에 기름이 가득한 게을러빠진 동료 수도자들에게 미운털이 깊이 박혔습니다. 자신들의 비행이나 과오는 덮어둔 채, 갖은 방법으로 요한 사제를 괴롭혔습니다.
총회가 개최되자 요한 사제를 오해한 총장은 그를 톨레도 수도원의 깊은 지하 감방에 가두었습니다. 그가 총회에 나타나서 어떤 행패를 부릴지 몰라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 사제는 갖은 학대와 모욕을 묵묵히 견뎌냈습니다. 사악하고 매정한 동료 수도자들을 향해 일언반구도 항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바꾸었습니다. 부족한 내게 겸손의 덕을 쌓게 하는 은인!
이토록 탁월한 성덕은 오래가지 않아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머지않아 요한 사제의 결백과 인품이 알려졌고, 비오 5세 교황과 그레고리오 13세 교황은 그의 이상을 추구하는 수도자들을 위한 특수한 가르멜회를 정식으로 인준했습니다.
혹독한 고통과 십자가 속에서도 요한은 항상 초긍정 마인드로 일관했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십자가를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십자가의 무게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십자가를 꼭 끌어안았으며, 십자가 안에 유일한 구원의 길이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토록 은혜롭고 신비스러운 성인을 우리에게 보내주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십자가를 보다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겠습니다. 십자가는 우리를 주님께로 더욱 가까이 인도하는 도구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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