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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18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18 조회수84 추천수3 반대(0) 신고

[12월 18일] 마태 1,18-24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이제 대림시기도 후반기를 넘어 점점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기다리는 구세주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래서인지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가 외치는 “보라, 그날이 온다”는 소리가 보다 의미심장하게, 나에게 곧 일어날 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주님께서 오시는 ‘그 날’은 내가 그저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오는 걸까요? 아니면 내가 주님을 위해 적극적으로 뭔가를 함으로써 오게 만드는 걸까요? 오늘의 제1독서에서는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 이 세상에 일어날 일들을 죽 나열함으로써 오시는 주님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도록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그 날’이 오게 만드는 우리의 역할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께서 가브리엘 대천사를 마리아에게 보내시어 구세주를 잉태할 것을 예고하신 일을 요약하여 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요셉이 자기 정혼자 마리아가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아이를 잉태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기록하지요. 보통의 유다인 남성이었다면 배신감과 분노에 치를 떨며 정결법을 어긴 약혼녀를 회당에 고발하여 벌을 받게 했겠지만, 요셉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돌에 맞아 죽는 걸 보고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자신이 혼인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나쁜 놈’이라는 비난을 감수함으로써 그녀가 새 삶을 시작할 기회를 주기로 결심합니다. 사실 그 정도만 해도 정말 대단한 결정입니다. 요셉이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따르는 ‘의로운’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요셉에게 그 이상을 요구하십니다. 마리아가 함께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뜻에 따라 성령의 힘으로 하신 일이니,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명령하십니다. 한 여인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로써 누릴 수 있는 ‘인간적’인 행복을 뒤로 하고,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협조하는 협력자이자 구세주가 되실 분을 양육하는 보호자로서의 소명을 받아들이라고 하십니다.

 

아무리 하느님의 뜻이라고 해도, 그런 가혹한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고뇌와 갈등이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컸을 것입니다. 왜 내가 이런 희생을 감당해야 하는지 억울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셉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잘 지켜서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따름으로써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었기에 누리게 된 의로움이었습니다. 요셉의 순명 덕분에 주님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하느님이 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계획을 알려주시고 우리가 그분의 사랑을 받는 자녀가 되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계명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라는 이름 안에 담긴 의미가,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서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요셉처럼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순명으로 실천함으로써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하느님의 선한 계획이 이 세상에 온전히 실현되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주님께서 다시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실 ‘그 날’이 성큼 다가올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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