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21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20 조회수226 추천수4 반대(0)

2017, 교구청에서 성소 국장으로 있을 때입니다. 신학생들의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과테말라에 있는 사제를 방문했습니다. 저는 신부님이 신학생일 때, 30일 피정을 함께 했습니다. 30일 동안 피정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사제가 된 후, 신부님은 과테말라의 원주민을 위한 사목을 신청했고, 10년 가까이 있었습니다. 저는 신학생들이 어학을 배우고, 선교 체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습니다. 신부님은 과테말라 교구에 협조를 구하였고, 신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도 마련해 주었습니다. 신학생들은 매년 선교 체험을 하였고, 사제가 된 후에는 선교 사제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남이 인연이 되어 과테말라 교구의 사무처장 신부님이 서울의 신학교를 방문해서 신학생들을 위해 강의를 해 주었습니다. 신부님은 과테말라에서 사목을 잘 마치고, 지금은 콜롬비아에서 사목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해외 선교를 지원하는 사제들이 언어를 배우고, 현지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저는 뉴욕에 있었습니다. 달라스에 있는 신부님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뉴욕에 오면 방문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타임스퀘어, 센트럴 파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브루클린 브리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 등이 있습니다. 손님이 오면 주로 가는 곳들이라, 신부님들을 위해서도 그런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신부님들이 방문하고 싶은 곳은 제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제가 주일미사를 도와주고 있는 브루클린 한인 성당엘 가고 싶어 했습니다. 뉴저지에 있는 뉴튼 수도원엘 가고 싶어 했습니다. 뉴욕 맨해튼 관광보다는 제가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고, 한국의 베네딕토 수사님들이 운영하는 수도원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브루클린 성당을 도와주게 된 사연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뉴튼 수도원과 한국의 인연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인연이 되었는지, 저는 뉴욕 생활을 마치고 지난 2월 달라스 한인 성당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을 보았습니다. 두 여인의 만남은 구약과 신약, 옛 언약과 새 언약의 만남을 상징합니다. 마리아의 즉각적인 응답은 신앙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그녀의 행동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요한 세례자와 예수님의 첫 만남이자, 구세주의 도래를 세상에 알리는 순간입니다. 마리아의 여정은 하느님 뜻에 대한 완전한 신뢰와 순종을 상징하며, 신앙인이 하느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을 제시합니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충만하여 마리아를 축복합니다. 이는 성령께서 하느님 구원 계획을 드러내심을 의미합니다. 엘리사벳의 모태에 있던, 요한 세례자의 기쁨은 예수님의 메시아적 신분을 첫 번째로 증언하는 행위입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믿음 안에서 연대와 나눔의 본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는 오늘날 신앙 공동체가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기뻐할 것을 요청합니다.

 

사제 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결정하기에는 어려운 일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몇몇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친구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저를 대해주고, 제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그런 친구가 있기에 저는 힘을 내서 사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가까운 이웃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고,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가지고 이웃을 대하면 우리는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민과 갈등을 들어 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나의 모습을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의 스승들이 제자들에게 나의 길을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저는 이렇게 기도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사랑으로 오시니 감사합니다. 그 사랑은 세상의 어둠을 밝게 비추었습니다. 그 사랑은 가난한 이, 외로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 사랑은 절망하고 있는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행복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주님, 오늘 나의 삶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도록 용기와 힘을 주소서. 주님의 그 사랑을 저 또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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