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양승국 신부님_이웃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봅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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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12-22 | 조회수77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인간적 시선으로만 바라보면 아인카림에서 있었던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참으로 비극적인 동시에 희극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이제 겨우 열서너 살 된 천진난만한 소녀 마리아가 아이를 가져 난감한 상태였습니다. 나자렛에 그대로 있자니, 동네 우물가 아낙네들의 입방아를 견뎌낼 수 없을 것 같았겠죠.
엘리사벳 역시 삶을 잘 마무리해야 할 노년기에 아이를 가져 배가 점점 불러오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상천외한 일이었기에, 엘리사벳은 바깥출입도 않고 숨어지냈습니다.
이런 두 여인이 오늘 아인카림에서 만나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찬 노래를 주고 받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목격했다면, 둘 다 맛이 갔구나, 하면서 혀를 찼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루카 복음사가는 믿을 수 없는 일을 믿는 소녀와 놀라운 기적을 이루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파를 경이로운 시선, 기쁨과 찬미의 시선으로 바라보라고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 특별한 사건을 성령의 바람을 탄, 단순하고 가벼운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특별한 체험을 한 그들이었지만, 이렇게 따져보고 저렇게 따져보며 잔머리를 굴리지 않았습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모든 것을 내어 맡기며, 복잡한 마음을 단순화시켰습니다.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인류 구원을 위한 청사진에 기쁜 마음으로 호응하며, 전폭적으로 신뢰하였습니다.
그 결과 맑은 정신, 깨어있는 마음으로 안갯속같이 희미한 자신의 신앙 여정을 기쁘게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순탄하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가벼워야 합니다. 단순해야 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때 삶에서 마주치는 작은 것들 안에서도 주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의 본보기가 되어주신 마리아와 엘리사벳에게 깊은 감사와 찬미를 드립시다.
우리도 이웃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봅시다. 때로 너무나 나와 다른 그이기에 잘 이해되지 않을지라도 경이로운 시선으로 그들을 유심히 바라볼 때, 그 안에 현존해계시는 하느님을 명확히 뵐 수 있을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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