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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신부님_주님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 가운데 늘 새롭게 탄생하십니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25 조회수69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기쁨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이토록 은혜로운 밤,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저희 수도자들도 이토록 외진 시골에서, 저희끼리만 지내면, 세상 울적한 분위기일 텐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 가족 같은 동네 주민들, 먼길 마다하지 않고 와주신 피정객들과 함께 하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토록 어렵고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또다시 아기 예수님의 성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성탄 아기 예수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극심한 고통과 깊은 상처 그 사이로 분명히 탄생하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며, 우리를 더 나은 길로 인도해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임마누엘 하느님,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만사형통할 때도 함께 하시지만, 바닥으로 내동댕이쳐 질 때도, 죽음의 골짜기를 걸어갈 때도 함께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우리의 처지가 아무리 비참하다 해도, 오늘 우리가 아무리 큰 죄 속에서 산다 할지라도, 이런 우리를 어여삐 보시고,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 안에 새롭게 탄생하십니다. 크게 기뻐하고 감사하면서 오늘 이 대축제를 만끽해야 하겠습니다.

 

한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은 너무나 소중하고 엄숙한 순간이어서, 그에 걸맞는 예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유능한 의료진이나, 그도 아니라면 탈 없는 출산에 도움을 줄 분들의 보살핌 아래 태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왕의 왕이요, 인류의 구세주가 되실 예수님의 탄생 여건은 해도 해도 너무했습니다. 출산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무런 경험이 없는 요셉 성인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소와 말들이 이게 뭐지 하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지극일 호의적이지 않은 출산 환경이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너무나 독특하고 이해되지 않는 육화강생의 방식이 오늘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대체 무엇일까 고민해봅니다.

 

제가 자주 타고 다니는 모닝 승용차가 27만 킬로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달리고 있는데, 꼭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수도 생활 40년째로 폐차장 가기 직전 중고차인데도,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푸셔서 아직 잘 달리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참으로 우울하고 서글프기 마련입니다. 여기저기 시름시름 아프고, 고장 나고, 매일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기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런 우리네 삶 한가운데도 탄생하시고 길이 머물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연세 들었다고 우울해 할일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의 주님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 가운데 늘 새롭게 탄생하시며,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십니다.

 

지금 큰 고통 속에 계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십자가에 허덕이고 계신 분들도 계십니다. 어디 가서 하소연 할 곳 없어 답답한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 분들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바로 여러분들의 힘겨운 일상 그 한 가운데 매일 탄생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십니다. 여러분들이 흘리고 있는 눈물과 쓰라린 상처 그 사이에 굳건히 현존하십니다.

 

그러니 고통 속에서도 기쁘게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겠습니다. 고통이 다가올 때면 즉시 탄생하신 구세주의 이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탄생하신 분의 이름은 예수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란 의미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이름 임마누엘, 이제와 항상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실 주님이란 의미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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