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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주님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과 죽음(순교)”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26 조회수8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24.12.26.목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사도6,8-10;7,54-59 마태10.17-22

 

 

주님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과 죽음(순교)”

 

 

오늘은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입니다. 어제의 주님 성탄의 탄일에 이어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의 천상 탄일입니다. 거룩하게 살았던 이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천상에서 주님과 함께 새 생명의 시작이라는 천상 탄일입니다. 초대교회 사도들에 의해 지명됐던 로마의 일곱부제중 한분이었던 성 스테파노입니다.

 

성 스테파노의 활약상은 사도행전 6장과 7장에서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감동적인 부분은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자기를 순교에 이르게 한 박해자들을 위한 기도입니다. 그대로 예수님의 제자답게 예수님을 닮은 순교의 죽음이요 임종어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삶은 영적전쟁의 여정입니다. 역시 혼자가 아닌 더불어의 여정이요 누구나 주님의 전사라는 신원을 지닙니다. 죽는 그날까지 싸워야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수도생활 초기부터 42년동안 한결같았던 제 소신이자 확신입니다. 지금도 아침 산책때 마다 김민기의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부르며 영적전의를 새로이 합니다. 일부 가사를 제 처지에 맞게 바꾸어 부릅니다.

 

“나 태어나 수도원에 수도자되어, 

 꽃피고 눈내리길 어언 42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수도원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청춘, 

 검은옷에 실려간 꽃다운 내청춘, 꽃다운 내청춘”

 

늘 불러도 늘 새로운 노래입니다. 늦깍기 34세에 시작한 수도생활이 42년이 흘러 지금은 76세이나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입니다. 끝까지 영적전투에 충실하다가 전사함이 소원이겠습니다. 사고사나 병사, 객사가 아닌 전사戰死해야 전사戰士라는 제 소신은 여전합니다. 공부하다 죽던지 기도하다 죽던지 일하다 죽던지 셋중 하나인 순교적 죽음의 전사였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전사의 모범이, 영적전투의 모범이 성 스테파노입니다. 그대로 스승이신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예수님만 아니라 사도들과 교회의 무수한 성인들이 영적전투의 빛나는 모범들이 되었고 오늘도 면면히 신자들을 통해 계승되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은 영적전투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하는데 오늘날도 양상만 달리 할뿐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적전투의 현장입니다. “박해를 각오하라”는 제하의 오늘 복음중 각별한 대목을 나눕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가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바로 평생 영적전투에 성령이 최고의 조력자가 됨을 깨닫습니다. 성령으로 무장한 주님의 전사를 이길 자는 없습니다. 복음의 마지막 대목이 불후의 명언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끝까지 견디어내는, 버티어내는 인내가 얼마나 영적승리의 삶과 죽음의 순교에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주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끝까지 견디어 인내하는 자가 주님의 은총에 힘입어 영적승리자가 됩니다. 베네딕도 규칙 역시 수도공동생활에서 이런 인내를 강조합니다.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하고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 서로 다투어 순종하고...”

 

상호존경과 인내, 순종으로 이뤄진 얼마나 아름다운 주님의 전사들인 수도자들의 공동체 삶인지요! 혼자가 아닌 더불어의 영적전투인 것입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성 스테파노를 보십시오, 악을 악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선으로 대하며 싸웁니다. 성령과 지혜로 무장하여 싸우는,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성 스테파노를 그 누구도 당해내지 못합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자 온갖 중상모략과 거짓 증인들을 내세워 집중 공격합니다. 늘 지상에서는 영적전투의 삶이지만 성 스테파노의 영적시선은 늘 천상의 주님을 향하고 있음을 다음 대목이 입증합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계신 것이 보입니다.”

 

천상의 예수님과 하느님이 성령 안에서 늘 성 스테파노의 보이지 않는 배경이 되고 있음을 봅니다. 이어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 스테파노의 유명한 임종어의 기도요 그대로 예수님의 임종어를 닮았습니다. 영적승리의 순교의 죽음을 의미하는 임종어입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기도한 후 무릎을 꿇고 큰 소리를 또 기도합니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그대로 주님이자 스승 예수님을 닮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 버리는 용서를 위한 기도입니다. 바로 놀랍게도 순교의 죽음 그 자리에는 미래의 바오로 사도가 될 사울이 그 현장을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가 놀랍습니다. “순교자의 피는 믿음의 씨앗”이라는 순교자 성 테르툴리아노의 명언이 생각납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유명한 말이 생각납니다. “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우리 믿는 이들은 “그렇다!” 하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늘의 별들처럼 무수한 성인들을 보유한 가톨릭 교회의 살아있는 전통의 과거가 현재를 구하고, 거룩한 죽음을 맞이한 죽은 순교자들이 여전히 살아 있어 오늘도 앞으로도 역사가 계속되는 한 부단히 산자들을 구하여 주님의 전사들이 되어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할 것입니다. 

 

빛나는 가톨릭교회 전통의 역사가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를 주님의 성령과 지혜로 무장한 주님의 전사가,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 희망의 전사가 되어 영적승리의 순교적 삶과 죽음을 살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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