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다해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열린 하늘을 보는 사람의 특징: 세상 모두와 맞설 수 있는 진리가 있다> 복음: 사도행전 6,8-10;7,54-59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
저는 유학을 마치고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과 살이 붉게 올라오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방, 양방, 심지어 레이저로 굵어진 핏줄을 터뜨려봤지만, 다 헛수고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계면활성제 때문일 수 있겠다 싶어서 비누를 쓰지 않았더니 그런 증상이 바로 사라졌습니다. 현재까지 10년 넘게 샴푸도 쓰지 않고 얼굴과 몸에 비누칠도 하지 않지만,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는 너무 살을 박박 긁어내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 또 크림을 바르곤 합니다. 저는 인간이 그렇게 창조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었고 실험해 보니 정말 괜찮았습니다. 만약 제가 이 주장을 한다면 누가 좋아할까요? 이 세상에서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것이 보이면 당연히 의사들, 비누나 샴푸 회사, 그리고 비누와 샴푸를 쓰는 대부분 사람으로부터 박해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너나 그렇게 살아. 우리는 달라!”라고 말할 것입니다. 순교자들이 이와 마찬가지로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성 스테파노 순교자 축일입니다. 사도행전은 스테파노의 순교 순간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스테파노는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을 보았다.”(사도 7,55). 스테파노가 본 하늘의 환시는 그의 궁극적인 운명을 드러냈고, 그가 고통 속에서도 인내와 희망을 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는 말은 그들로부터 돌에 맞아 순교하게 될 것임도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5,18-19에서 이렇게 경고하셨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세상이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해 있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이라고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해 있지 않고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진리란 것이 내가 세상 모든 사람의 반대에 앞서서도 굽히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아모스 예언자는 하느님의 계시를 보고 담대히 외쳤던 인물로, 세상으로부터 큰 반발과 박해를 받았습니다. 아모스는 부정한 행위를 일삼던 북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하느님의 정의를 선포하며 그들의 죄를 고발했습니다. 그의 예언이 너무 날카롭고 불편했기 때문에, 베텔의 사제 아마츠야는 아모스에게 이렇게 말하며 그를 협박했습니다. “선견자야, 유다 땅으로 도망쳐 가서 거기에서나 예언하며 거기에서나 먹고살아라. 그러나 다시는 베텔에서 예언하지 마라. 이곳은 임금의 성소요, 왕국의 성전이기 때문이다”(아모스 7,12-13). 그러나 아모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담대히 답했습니다. “나는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제자도 아니다. 나는 가축을 기르며 돌무화과나무를 가꾸는 사람이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를 데려다가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라고 명령하셨다. 이제 너는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아모스 7,14-16). 아모스는 예언을 배운 적도 없고 공부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온 이스라엘의 반대에 맞설 용기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볼 때 예언에 힘을 받게 합니다. 요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에게 죽을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에게 와서 장차 있을 멸망에 대해 예언하는 것을 보고는 그들 생각이 변하여 회개하였습니다. 진리는 사는 사람은 그래서 이 세상에서 세상 모든 이들의 반대에 부딪혀도 굽히지 않는 신념이 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과학적 진리를 밝히며 세상의 반대에 부딪혔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옹호하며, 당시 교회의 지배적 관점과 맞섰습니다. 그의 주장은 종교적 권위와 과학적 진실 사이의 긴장을 불러일으켰고, 그는 종교재판에서 자신의 연구를 철회하라는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결국 그의 연구를 통해 인류의 지식과 관점을 변화시켰으며, 과학혁명의 길을 열었습니다. 그는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으며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이것이 하늘이 열려있고 거기서 진리를 보는 사람의 삶입니다. 성녀 조안나 베레타 몰라는 임신 중에 자신과 아기의 생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직면했습니다. 그녀는 아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녀는 “어머니는 항상 아이를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끝까지 신앙 안에서 살았습니다. 이런 말은 낙태를 많이 하는 나라나 그런 것으로 돈을 버는 산부인과 의사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그 모든 반대에 맞설 수 있었기 때문에 하늘을 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강력하고 진실된 설교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며 부패한 지도자들과 맞섰습니다. 그의 용감한 설교는 세속 권력자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그는 추방당하고 여러 차례 박해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으며, “나는 하늘의 시민이다. 나를 어디로 보내든, 나는 하느님의 계획 안에 있다.”라는 그의 말은 그의 굳건한 신앙과 인내를 보여줍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인간이 하느님이 된다.”라는 말이나 “하느님은 한 분이 아니다.”라는 말을 계속할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여전히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겠지만, 이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세상의 모든 박해와도 타협할 수 없게 만듭니다. 이것이 내가 열린 하늘을 보는 행복을 주기 때문입니다. 나에겐 이 세상 모든 이에게 박해받아도 포기하지 않을 진리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열린 하늘을 보는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