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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30 조회수29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루카 2,36-40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는 자리에 한나라는 예언자가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한시도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기도하며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았던 성실한 여인이었지요. 그녀의 팔자는 참으로 기구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결혼생활의 행복을 누린 시간은 고작 7년이었고, 이른 나이에 과부가 되어 여든 네살이 될 때가지 거의 60년에 달하는 시간을 외로이 살고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의지할 자식조차 없었으니 하느님께 자신을 의탁하며 그분의 자비에 모든 것을 맡겨드릴 수 밖에 없었지요. 그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하루 하루 극복해내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한나는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그 모든 과정을 이겨냈고 그 보답으로 구세주를 자기 두 눈으로 직접 뵙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우리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오직 하느님 뿐입니다. 그분을 굳게 믿고 전적으로 따르는 것이 신앙생활의 목표이지요.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합니다.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들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입니다. 재물과 부귀영화에 마음을 뺏기고, 시기와 질투에 마음을 뺏기며, 증오와 복수심에 마음을 뺏기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하느님이 내 마음 안에 안계시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1분 1초라도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한나 예언자가 주님을 직접 뵙고 구원에 대한 확신 속에서 참된 기쁨을 누린 것은 단 한 순간도 하느님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롯이 하느님만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한나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큰 슬픔을, 세상에 혼자 남겨진 깊은 절망을 통해 하느님께 더 깊이 일치된 사람이었습니다. 고통과 시련 때문에 하느님께 실망하여 신앙에서 멀어지는 이들도 있지만, 한나는 오히려 그 고통과 시련을 하느님께 대한 자기 신앙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은 겁니다. 많은 이들이 상황과 조건과 환경을 탓하며 신앙생활을 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결국 선택은 내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핑계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면 절망과 고독 속에서 슬픈 결말을 맞게 될 것이고, 그럼에도불구하고 하느님을 따르기로 선택하면 희망과 기쁨 속에서 참된 행복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요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그러니 세속적인 이익과 즐거움들을 누리지 못한다고 실망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 없습니다. 그런 것들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고 그것을 욕망하는 내 마음도 언젠가 사그러들고 말지만,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분과 깊이 일치되어 그분과 함께 ‘영원’을 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희망하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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