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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영진 신부님_<성탄은 ‘십자가의 길’의 시작입니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30 조회수40 추천수4 반대(0) 신고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2,36-40).”

1) ‘같은 때’는, 아기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알아본

시메온 예언자가 하느님을 찬미한 때이고(루카 2,28-32),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는, 시메온 예언자가

했던 말을 한나 예언자도 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모든 이에게’ 이야기했다는 말이 시메온 예언자의

이야기에는 없고, 한나 예언자의 이야기에만 있는데,

그 차이에 특별히 중요한 의미는 없습니다.

시메온은 선포를 하고, 한나는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구분해서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시메온이 하느님을 찬미한 것은 성전이라는 공적인 장소에서

한 것이고, 그 찬미를 요셉과 마리아만 들은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모두 들었습니다.

시메온과 한나는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같은 찬미를 했고, 같은 증언을 했습니다.

중요한 점은 예언자가 두 명이었다는 점입니다.

<유대 사회에서 두 명의 증인은

법적인 효력이 있음을 뜻합니다(마태 18,16).

여기서는 두 예언자의 찬미와 증언이 ‘사람의 일’이 아니라,

분명히 ‘하느님의 일’에 속한다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2) 시메온 예언자는 이렇게 찬미했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29-32).”

이 찬미에서 중요한 말은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입니다.

이 말은, 예수님은 이스라엘 민족만을 구원하는 메시아가

아니라, 온 세상의 모든 사람을, 즉 이방인들도 구원하는

메시아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루카복음에서는, 시메온 예언자가 처음으로

이방인의 구원을 말했습니다.>

3) 또 시메온 예언자는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34-35).”

<예수님과 마리아의 고난을 예언한 것도

시메온 예언자가 처음입니다.

‘영혼이 칼에 꿰찔리다.’ 라는 말은,

혹독한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4)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할 때

고난을 겪을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루카 1,31-33).”

예수님께서 겪게 될 십자가 수난을

천사가 일부러 감춘 것은 아닙니다.

구약성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메시아가 겪어야 하는 고난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루카 24,26).

<그리고 로마제국 식민지였던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서,

‘메시아’ 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말인지는,

당시 사람들은 모두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도 예수님께서 겪게 될 고난과,

자기 자신이 겪게 될 고난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응답했기 때문에

마리아의 응답과 순종이 위대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른 신앙인들 가운데에서

성모 마리아는 첫 자리에 계시는 분입니다.

5) 신앙인은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알면서도

기꺼이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예비신자 교리 교육 때에도 배우는 것이고,

세례를 받은 뒤에도 성경 말씀을 통해서, 강론을 통해서,

또는 여러 가지 경로로 끊임없이 배우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신앙생활이 이렇게 힘든 생활인 줄 몰랐다.”

라고 불평하는 경우를 가끔 보는데,

그 경우는 예비 신자 교육을 제대로 안 받았거나

성경 말씀 묵상을 제대로 안 한 경우입니다.

그게 아니면, 예수님께서 주시지 않는 것을,

즉 세속의 부귀영화 같은 것을 바라는 경우이거나,

현세적인 소원이나 비는 경우일 것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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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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