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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12-31 조회수41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요한 1,1-18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어느 덧 2024년도 그 마지막 날에 접어들었습니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정말 다사다난했지요.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선 우리는 오늘 독서에서는 ‘마지막 날’에 대한 말씀을, 그리고 복음에서는 ‘한 처음’에 대한 말씀을 봉독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시작이시요 마침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앞에서 끌어주시고 뒤에서 밀어주신 덕분임을 되새기기 위함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에 사셨습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그냥 오신 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어 오셨고, 잠시 들렀다가 가시는 게 아니라 우리 가운데에 거처를 마련하시고 함께 사신다는 뜻입니다. 즉 우리가 한 해 동안 보내는 모든 시간은 그 1분 1초 모두가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며 섭리하신 순간들입니다. 우리를 참된 행복과 구원으로 이끄시기 위해 쉼 없이 일하신 하느님의 노고가 쌓여 만들어진 365일인 것이지요. 그리고 하느님은 내년에도 365일 내내 우리와 함께 하시며 당신 섭리 안에서 우리를 위해 계획하신 당신 뜻을 이루어가실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 맞이하게 될 한 해를 의미있고 보람차게 보내는 방법은 자명합니다. 우리를 진리로 이끌어 주시는 주님의 빛을 따라 우직하게 걷는 것입니다. 매순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발을 디디고 살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더라도 세상에 속한 사람으로 살지 말고 하느님께 속한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우리는 매 순간 하느님의 은총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난 수많은 일들 중 어느 것 하나도 은총 아닌 게 없었다는 뜻입니다. 괴로움은 괴로움대로 주님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그분과 깊이 일치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기쁨은 기쁨대로 그분께서 베푸신 은총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내가 얼마나 복된 존재인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다 내 감정의 기복 때문에 오락가락 한 것이지, 주님께서는 언제나 한결 같이 내 곁에서 함께 계시면서 나를 올바른 길로, 나에게 가장 좋은 쪽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사라지는 세속의 것들은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이끌지 못합니다. 당신 뜻을 모두 내려놓고 아버지의 뜻이 자신을 통해 이루어지길 바라셨던 주님처럼, 우리도 욕심과 집착, 고집을 내려놓고 하느님 뜻을 충실하게 실천하며 살아갈 때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이 되고 그분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 덕분에 충만한 기쁨을 누립니다. 그리고 그 기쁨 속에서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존재로 조금씩 변화되어 가다가 완성에 이르지요. 새로운 한 해가 나에게 그런 시간이 되길 기도하면서, 아쉽지만 2024년과는 이만 작별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믿음과 희망으로, 감사와 찬미로 새로운 2025년을 시작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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