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양승국 신부님_평범한 일상을 사랑했던 마리아님, 저희와 함께 걸어주십시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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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5-01-01 | 조회수48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이토록 큰 부끄러움과 비참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은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자비하신 주님께서는 인간 역사의 잔악함과 남루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자비를 베푸십니다.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아무리 슬프고 스산함에도 불구하고 힘과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십니다.
주님 축복과 사랑의 표시로 받은 이 은혜로운 첫날, 우리 모두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가 되어 죽음과도 같은 깊은 슬픔에 잠긴 이웃에게 그분의 복음을 선포하며 따뜻이 위로하는 사랑의 예언자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면 좋겠습니다.
교회 전례는 새해 첫날을 세상 모든 신앙인들의 모델이요 이정표이신 성모님 대축일로 정해 경축하게 합니다. 참으로 바람직하고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확신합니다.
사실 마리아는 지극히 작은 존재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산골이자 변방 나자렛 출신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토록 작은 존재 마리아를 당신 인류 구원 사업의 첫째가는 협조자로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휘황찬란한 영광의 길, 떠들썩한 권력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큰 것을 작은 것 안에, 참나무를 도토리 안에, 말씀을 육신 안에, 영원을 순간 안에 담아두기를 좋아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화려한 겉모습이나 번쩍거리는 빛 또는 성전의 장엄함과는 거리가 먼 하느님의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아기의 모습으로 누워계실 거친 지푸라기로 만든 구유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 아기는 젖이 먹고 싶어서 훌쩍 거리기도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소 지으며 우리를 향해 아주 작은 손을 내뻗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까이 오신 아기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든 신앙인들의 신앙 여정의 가장 좋은 모델이요 본보기가 되시는 나자렛의 마리아의 삶과 영성에 대해 소개하는 짧으면서도 유익한 소책자가 하나 출간되었습니다. 마리아의 종 수도회 소속 사제이며 대 영성가인 에르메스 론키의 ‘마리아는 길을 떠나’(바오로딸)입니다.
열심히 책을 읽다보니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에 너무나 적합한 기도문이 눈에 띄길래 소개합니다.
평범하고도 거룩한 여인 마리아님,
저희가 평범한 일상의 삶을
구원 역사가 이루어지는 터전으로 여기도록,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나자렛 집의 냄비와 베틀 사이에서, 눈물과 기도 사이에서,
양모 실타래와 성경 두루마리 사이에서
당신은 진정 온전한 여성의 품위를 지닌 모습으로
회한 없는 기쁨, 절망하지 않는 슬픔, 기약없는 이별을 체험하셨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사랑했던 마리아님, 저희와 함께 걸어주십시오.
하늘의 모후 관을 쓰시기 전 가련한 이 땅의 먼지를 먼저 맛보셨던 마리아님,
저희가 하느님의 업적에 경탄하는 마음만은 잃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스도에게 위안을 받는 그리스도인이기보다
그리스도와 사랑에 빠진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안토니오 벨로 신부)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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