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_“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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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5-01-01 | 조회수52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 오늘의 말씀(1/1)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 제1독서 : 민수 6, 22-27 * 제2독서 : 갈라 4, 4-7 * 복음 : 루카 2, 16-21
16 그리고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 <오늘의 강론> 오늘은 2025년을 여는 새해의 첫 날이자,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요, 세계평화의 날입니다.
‘새해 첫 날’이라 함은 한 해의 다른 날들의 ‘어머니인 날’입니다. 무엇에든지 어머니가 있다는 것,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모든 것은 스스로 있을 수가 없다’는 이 엄연한 사실 말입니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참 소중합니다. 나아가, 모든 어머니들의 어머니이신, 스스로 계신 오직 한 분이신, ‘어머니이신 하느님’은 그지없이 존귀합니다. 이제 어머니께서는 새로이 한 해를 잉태하시고, 잉태한 한 해를 365일 매일 매일 하루씩 탄생시키실 것입니다. 오늘은 바로 그 존귀하신 하느님의 탄생을 우리에게 가져다 준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대축일” 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참으로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 사건, 이를 두고 우리는 ‘강생의 신비’라고 부릅니다. 여기에는 그야말로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강생을 담은 신비로운 그릇이 된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이 사실은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건입니다. 좀 듣기에는 거북한 비유이지만, 실로 사람이 개를 사랑한 나머지 개로 태어난 가당치 않는 사건에 해당합니다. 더욱 당혹스런 것은 이제 사람이 하느님을 낳았다고 해서, 사람을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일컫습니다. 이는 마치 개가 사람을 낳았다고 해서, 개를 보고 사람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참으로 당혹스런 일입니다. 대체, 이 당혹스런 신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대체,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이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품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신 일이었습니다. 곧 ‘인간을 하느님의 어머니 되게 하신 일’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면서 당신 자녀로 삼으셨을 뿐만 아니라, 당신의 어머니가 되게 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자기 몸 안에 잉태되어 있는 그리스도를 세상에 탄생시키며 살아가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셈입니다. 바로 “천주의 모친이신 성모 마리아”께서 이 신비의 그릇이요, 통로요, 그 첫 번째가 되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신비를 꿰뚫어보았던 중세의 유명한 신비신학자 마에스트로 에크하르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기 위하여 태어났다”
이 얼마나 놀랍고 어마어마한 일입니까? 그는 동시에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1400년 전 마리아한테서 태어났을 뿐, 지금 내 인격, 내 문화, 내 시대에 태어나지 않는다면 내게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한 해가 시작되는 이 첫 날에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의 축일을 기념하면서, 새로운 한해를 진정으로 사는 길은 우리도 이처럼 “하느님을 낳는 일”일 것입니다. 평화이신 하느님을 낳는 날이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이 특별한 날, 한 해를 잉태하는 날을 맞아, 우리가 “하느님을 낳을 수 있다”는 이 엄청난 신비에 감사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이 신비에 깊이 뿌리내려야 할 일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지고한 축복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진정한 축복이 이루어지길 빕니다.
또한, 오늘은 “세계평화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4년 “세계 평화의 날”을 맞이하여, “형제애, 평화의 바탕이며 평화로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하셨습니다. 이 메시지에서 교황께서 강조한 것은 다름 아닌 “형제간의 우애”, 곧 “형제애”였습니다. 교황께서는 ‘평화의 근본도,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도 우애를 재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곧 형제애를 회복함으로써 참된 평화를 회복할 수 있음을 일깨우셨습니다. “형제애”야말로 가난한 형제들을 구하고, 경제를 정의롭게 바로 세우며, 참혹한 전쟁을 중지하고, 온갖 부패와 범죄까지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임을 일깨우셨습니다. 오늘, 이 새해의 첫 아침,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빌며, 주님의 축복과 기쁨 속에 우애로 이루어진 평화가 넘쳐나길 빕니다. 아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
주님! 지난 한 해 동안 당신이 하신 일, 그 큰 자비를 제 마음 한가운데 새겨 주소서. 그 자비가 제 중심이 되고, 제 기쁨이 되게 하소서. 그 자비를 늘 맨 첫자리에 두고, 그 어느 것도 그보다 낫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올 해도 그 자비가 날로 커지고, 그 기쁨이 새로워지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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