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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01 조회수65 추천수4 반대(0) 신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루카 2,16-21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25년 새해의 첫날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오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서로 인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신앙인의 새해 인사는 그들과는 달라야겠지요. 그 정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막연하게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할 게 아니라, 우리 생명과 구원에 도움이 되는 참된 복을, 하느님께서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축복을 내려주시기를 기도 중에 함께 청하자고 서로에게 권하는 것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훨씬 더 유익한 마음가짐일 겁니다.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성모님의 축일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 구세주를 잉태하신 어머니가 되셨음을 함께 기뻐하고, 그분께서 낳으신 아기 예수님이야말로 죄 말고는 우리와 똑같은 참 사람이시자, 본성으로는 참 하느님이심을 기념하는 축일이지요. 또한 성모님께서 일생을 하느님만 바라보고 그분 뜻에 철저히 순명하는 ‘동정’의 삶을 사심으로써 모든 그리스도 신앙인의 어머니가 되셨음을 기억하며 우리도 올 한해 동안 성모님처럼 하느님 뜻에 충실하게 살 수 있도록 그분께 전구와 도움을 청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천주의 성모” 즉 하느님의 거룩한 어머니라는 호칭은 개신교에서 지적하며 비판하는 것처럼 성모님을 하느님과 똑같은 신적 존재로 ‘신격화’하여 숭배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로 번역된 그리스어 “테오 토코스”는 ‘하느님’을 뜻하는 명사 ‘테오’에 ‘낳다’라는 의미의 동사 ‘토코스’가 더해진 것으로 직역하면 “하느님을 낳으신 분”이라는 뜻이 됩니다. 성모님이 낳으신 예수님이야말로 참 하느님이심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한편, 우리도 성모님처럼 행동과 삶으로 주님 뜻을 철저히 실천하고 따름으로써 그분을 이 세상에 낳아드리는, 다시 말해 주님이 나를 통해 이 세상에 현존하시게 하는 주님의 영적 어머니가 되어 드려야 함을 강조하는 호칭인 겁니다.

 

성모님께서 주님을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낳으신 참된 어머니가 되실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말씀을 소중히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는 그분의 마음가짐 덕분입니다. 주님은 ‘한 처음’부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그대로 이루시는 ‘말씀’으로 존재하셨기에,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실천하면 자연스레 그분께서 이 세상에 현존하시게 되지요. 그래서 성모님은 목자들을 통해 전해진 하느님 말씀을 단 한마디도 소홀히 여겨 흘려버리지 않고 당신 마음 안에 차곡차곡 담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그분의 의도를, 그분 말씀이 자기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을 때까지 곰곰이 되새기셨습니다. 작은 일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기도하시면서 하느님의 진의(眞意)를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가 바로 ‘천주의 성모’라는 영광인 것이지요.

 

하느님 말씀을 대함에 있어 중요한 두 가지는 ‘간직’과 ‘되새김’입니다. 좋고 싫음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하느님 말씀의 ‘유불리’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일단 있는 그대로 내 안에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과 의도를 깨달을 때까지 계속해서 그분 말씀을 되새기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소가 자기 위에 담긴 풀을 소화시키기 위해 몇 번이고 끌어올려 되새김질 하는 것처럼, 말씀의 되새김질을 충분히 해야 그 말씀 안에 담긴 은총이라는 양분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에는 하느님 말씀을 열심히 읽고 묵상하며 실천함으로써 신앙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을 마음과 영으로 낳아드리는 그분의 어머니가 되어드리면 좋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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