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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14 조회수78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1주간 화요일] 마르 1,21ㄴ-28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 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사람들을 가르치시는데 더러운 영이 그런 예수님을 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마치 예수님께 신앙고백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분께서 세상에 오신 의도를 왜곡하는 ‘모함’입니다. 나랑 당신은 아무 상관없으니 내가 하는 일에 참견치 말라는 ‘교만’입니다. 아직 예수님의 참된 신원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그분에 대해 오해하거나 엉뚱한 기대를 걸었다가 실망하여 그분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려는 ‘계략’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주님의 뜻을 거스르지 못합니다. 주님은 “조용히 하여라”라는 말씀으로 그의 입을 막아버리시고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는 말씀으로 그를 추방하십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더러운 영마저 한 마디 말씀으로 복종시키는 그분의 ‘권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지요.

 

우리는 보통 권위라고 하면 다른 이를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힘과 영향력을 떠올리지만, 예수님께서 지니신 권위는 더 큰 힘으로, 더 많은 지식으로, 더 높은 권력으로 사람들을 내리누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의 권위는 아버지께 대한 ‘순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고통의 잔을 앞에 두고도 그것을 당신 뜻대로 치워달라 하지 않으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받아들이겠노라 하셨던 그 순명이 그분 말씀에 권위를 부여한 겁니다. 그분의 권위는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섬기시는 ‘겸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사회적인 지위가 더 높은 ‘스승’이면서도 몸소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하나 하나 씻겨주신 그분의 겸손이 그것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분을 따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만든 겁니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가 아니라 그 좋은 모습을 나도 닮고 싶어서 기꺼이 동참하게 되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주님의 참된 권위이지요.

 

하지만 더러운 영은 그런 예수님과 소통하려고 하지 않고 불편하게 여겨 피하려고만 합니다. 그분의 뜻을 따를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일에 관여하지 말라며 예수님을 밀어냅니다. 말로는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라고 하면서 그분을 참 하느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말로는 ‘주님 주님’하면서 정작 삶 속에서는 그분 뜻을 실천하지 않는 우리가 바로 그런 모습이지요.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이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성당 안에서만 ‘거룩한 척’하고 밖에서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보다 더 욕심부리고 집착한다면 참된 신앙인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에 맞는 그분의 일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내 뜻을 이루기 위한 세상의 일만 신경쓴다면 그분의 참된 자녀가 아닙니다.

 

주님 말씀이 참된 권위를 지니려면 그 말씀을 듣는 우리가 그분 말씀으로 변화되고 그분 뜻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성경 말씀도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그저 책 속에 있는 ‘좋은 글귀’로만 남게 됩니다. 성경에 담긴 주님 말씀을 나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생각하고 읽으면 그 말씀이 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 말씀을 따르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삶의 자리에서 그분 말씀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그 순간 주님을 나를 거룩하게 하시는 구세주로 만나게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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