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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하루하루 삶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1-15 조회수91 추천수5 반대(0) 신고

2025.1.15. 수요일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기념일                                              

 

 

히브2,14-18 마르1,29-39

 

 

 

하루하루 삶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3ㄴ-4)

 

오틸리엔 연합회에 속한 베네딕도회 수도원은 오늘 성 베네딕도 아빠스의 애제자이자 순종의 모범인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기념미사를 봉헌합니다. 어제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하루하루가 좋은 날입니다. 역시 일기쓰듯 하는 강론입니다.

 

수사님들 축일이면 꽃을 마련해 꽃꽂이를 해주는 꽃같이 아름다운 분이 있습니다. 역시 어제도 축일을 맞이하는 수도형제의 꽃꽂이를 해주고 남은 꽃을 꽃꽂이해 집무실에 가져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꽃을 들라 하여 사진도 찍어 드렸습니다. 웃는 얼굴은 그대로 꽃같았습니다.

 

“올림픽에서 봉사의 꽃메달 타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사랑하는 자매님!”

 

또 어제는 새해 들어 코이노니아 자매회 8분의 월례 모임이 있었고, 미사전 합동세배를 받았습니다. 유우머로 새배돈을 말했지만 저는 새해 ‘축복을 비는 마음’으로 8분에게 다음과 같이 만년필로 명필같은 필체로 쓴 봉투에 소정의 새배돈을 넣어 드렸습니다.

 

“2025년 새해.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사랑하는 자매님. 2025.1.14.”

 

이 주님의 평화의 축복이 2025년 한해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역시 모두가 행복한, 웃는 모습이 꽃같아 사진도 찍어 드렸습니다. 작년보다 젊고 건강해 보인다는 덕담도 드렸습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평이하나 새롭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 어떤 위대한 발상도 작은 한 걸음만 못하다.”<다산>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고 해도 걷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고, 아무리 간단한 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순자>

 

사랑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구체적 동사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가파르나움의 하루가 참 역동적인 사랑의 실천 동사들로 가득합니다. 병자를 고치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기도하시고, 복음을 선포하시고, 모두가 사랑의 실천입니다.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신후, 시몬의 병든 장모를 고쳐주십니다. 시몬의 장모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시자, 부인은 시중을 들기 시작합니다. 시중드는 삶, 섬기는 삶은 참으로 신자다운 아름다운 삶입니다. 예수님의 하루 전 삶도 ‘섬기는 삶’으로 요약됩니다. 섬김의 영성, 섬김의 직무, 섬김의 권위로 믿는 이들의 삶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안식일이 끝나자 예수님 앞에 쇄도하는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이요, 예수님은 지체없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이들을 고쳐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예나 이제나 죄도 많고 병도 많은 세상이요 형태나 양상만 다를뿐 여전히 마귀들린 이들도 많습니다. 유비무환이요 예방이 처방보다 백배 낫습니다. 그러니 파스카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일치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히브리서의 고백이 우리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우리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우리들을 도와 주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이런 분이요, 시공을 초월하여 여전히 우리를 이런저런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참 자유인이 되어 살게 하시는 구원의 영도자 파스카의 예수님입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런 예수님께 배워햐 할 바, 그분 삶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외딴곳에서의 기도입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셨다.’

 

이래서 열심한 분들이 선호하는 새벽기도입니다. 제 새벽마다 외딴곳의 기도처는 집무실이요 기도와 더불어 매일 강론을 씁니다. 여러분의 새벽 외딴곳은 언제 어디입니까? 반드시 외딴곳을 마련하여 주님과 일치의 관상시간을 마련함이 지혜입니다. 예전 성염대사님이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써드린 ‘새벽’이란 시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새벽 숲

 온갖 새들 맑은 소리 

 임의 찬미에

 밝아오는 아침, 

 물러나는 어둠, 잠깨는 숲

 새로 시작되는 하루

 새벽을 잃으면 하루 전부를 잃는다”<2001.5.29.>

 

흡사 예수님의 하루하루 삶의 여정이 흐르는 강물같습니다. 집착함이 없이 사명을 수행하면 지체없이 떠나십니다.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라는 유혹을 떨쳐버리고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하시니, 바로 기도의 효과입니다. 주님은 외딴곳에서 휴식과 더불어 하느님의 권능으로 충전시킨후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셨음이 분명합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시니 진정 예수님은 복음 선포자의 모범이자 사랑의 순례자, 희망의 순례자의 모범이십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루하루 삶의 여정에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끝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제 좌우명 고백시 한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한결같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또 격류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맑게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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