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5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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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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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4-06 | 조회수76 | 추천수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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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다니엘서에 나오는 수산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산나는 죄가 없었지만, 불의한 재판관들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다니엘이 진실을 밝혀 그녀의 결백을 증명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고등학교 때의 한 시험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시험을 보았을 때의 일입니다. 학교에서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학년을 섞어서 시험을 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2학년 선배와 함께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학 시험을 보고 있었고, 선배는 영어 시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문제를 푸는 중에 선배가 저에게 ‘부정사를 동명사로 바꾸는 문제’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저는 순간 당황했지만, 선배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감독 선생님께서 그 장면을 보셨습니다. 선생님은 저와 선배를 따로 불러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와 선배는 정직하게 사실대로 말씀드렸고, 다행히 선생님께서는 저희가 커닝하려던 것이 아니라는 걸 아시고 문제 하나만 감점 처리하시는 것으로 마무리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불의한 재판관들은 수산나를 유혹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정결한 신앙을 가진 수산나는 그들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재판관들은 오히려 수산나가 부정을 저지르려 했다고 거짓 증언을 했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었던 수산나는 불의한 재판관들의 거짓말 때문에 억울하게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때 다니엘이 등장합니다. 그는 지혜롭게 두 재판관을 따로 불러서 질문합니다. 수산나가 어느 나무 아래에서 부정한 행동을 했느냐고 묻자, 두 재판관은 서로 다른 대답을 합니다. 결국 그들의 거짓말이 밝혀졌고, 수산나는 무죄를 선고받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정의가 왜곡되고, 억울한 누명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현대사에서도 불의한 재판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희생당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혁당 사건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조작된 증거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사형당했고, 나중에야 그들이 죄가 없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반대로,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들이 법망을 빠져나가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고, 돈이 없는 사람은 죄가 없어도 처벌받는 현실이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다니엘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니엘은 불의한 재판을 바로잡았습니다. 그는 권력자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 용기를 가졌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작은 다니엘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다니엘처럼 진실을 지키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노력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정의를 세우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순 시기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정말 공정하고 정직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모두 다니엘처럼 정의를 위해 용기를 내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불의한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묵상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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