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슬로우 묵상] 어린 나귀의 노래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13 조회수62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 수난 성지주일

 

“그곳에 들어가면 아직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루카 19:30)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던 날,

그분은 군마도, 수레도 아닌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어린 나귀 한 마리를 타셨습니다.

 

사람들은 나귀가 아니라

그 위에 타신 분만 바라보았지만,

예수님은 그 나귀 없이는

예루살렘의 길을 걸으실 수 없었습니다.

 

묵상 중에 문득,

지금 이 시대의 어린 나귀는 누구일까

질문이 마음을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작고 조용한 숨결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엄마 뱃속에 아직 이름도 지어지지 않은

그 작은 존재,

태아.

 

이 시대는 너무 쉽게 생명을 지웁니다.

환영받기보다는 판단받고,

존중받기보다는 조건을 요구받는 생명들.

하지만 주님은 지금도

그 작은 존재의 심장 박동 속에

조용히 머무시며

우리에게 오십니다.

그 생명이 시작되는 순간,

주님은 마치 나귀를 타셨던 것처럼

작고 연약한 태아와 함께

우리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누군가 “왜 그 생명을 지키려 하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필요하시답니다.”


우리는 그 생명을 구하며

그 생명을 통해

주님을 다시 맞이합니다.

나귀가 주님을 실었던 것처럼,

태아 또한 주님을 잉태한 신비의 자리가 됩니다.

 

존재 자체로 거룩한 생명.

태아가 직접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생명이 하느님께 닿는 가장 순결한 찬양이 되고,

그 생명을 부정하려는 세상의 소리보다 먼저

돌보다 먼저 울려 퍼질 만큼

강력한 진실의 울림이 될 것입니다.

 

https://blog.naver.com/penetrating-light/223830673666

 

 

서하의 기도

주님,

당신은 힘과 영광이 아니라

작고 연약한 존재 안에 오십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곳,

낮고 조용한 자리에 머무시며

그들을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십니다.

 

어린 나귀 위에 오르신 그날처럼,

오늘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태아의 숨결 안에

당신의 평화를 심으십니다.

 

주님,

이 시대의 속도와 소음 속에서

작은 생명이 들려주는 고요한 노래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지워지는 존재가 아니라

당신이 사랑하시는 거처임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가 묻지 않고도 사랑하게 하시고,

판단하지 않고도 지키게 하시며,

당신의 눈으로

생명을 보게 하소서.

 

이 생명을 통해

하늘의 평화와 땅의 희망이

다시 피어나게 하소서.

 

주님, 당신께서 필요하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성지주일,묵상,시,슬로우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