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월요일
“ 라자로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떨어져 나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요한 12,11) 향유를 붓는 마리아도, 계산적인 유다도 아닌, 내 마음이 오래 머문 이는 조용히 식탁에 앉아 있는 라자로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복음의 표징이 된다. 그러자 세상은 불편해한다. 라자로까지 죽이려 했다고 복음은 전한다. 지금 우리 시대의 라자로는 누구일까. 말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시선을 흔들고 체계를 뒤흔드는 이들.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살아남은 이들과 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살아가는 가족들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고통과 침묵으로 진실을 드러낸다. 그러나 세상은 라자로를 지우고 싶어했듯 이들을 지우고 싶어한다. 그들의 존재가 체면을 흔들고, 기억을 흔들고, 우리가 감추고 싶은 책임을 떠올리게 하기에... 그러기에, 나는 이들을 계속 기억하려고 한다. 상처 입은 자의 자리를 외면하지 않고 부활의 자리를 향해 그들과 함께 걷고자 한다. 주님의 고통을 함께 짊어진 이들을, 세상이 외면하고 싶어 하는 존재들을, 나는 결코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려 한다. 그리고 함께 기억하자고 세상을 초대하고자 한다. https://blog.naver.com/penetrating-light/223831695329
서하의 기도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내 마음 속에 스며들 때, 주님, 그 마음을 돌이켜 주소서. 아 멘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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