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14 조회수107 추천수4 반대(0)

사도회, 목수회 형제님들과 작업을 했습니다. 작업 내용은 성당 에어컨 필터 교체와 나무 심기였습니다. 성당 옥상에는 에어컨을 가동하는 설비가 있습니다. 81개의 필터를 교체했습니다. 1년에 2번 교체해야 합니다. 작년 8월에 교체했는데, 이번에 보니 필터가 모두 검게 변했습니다. 6개월 동안 역할을 다했습니다. 눈처럼 하얀 새 필터를 갈아 주니 마음도 상쾌했습니다. 필터를 갈면서 판공성사가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1년에 2번 판공성사를 통해서 마음의 필터를 교체해 줍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하느님의 자비로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전기 사용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판공성사를 보면 주님의 탄생과 부활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고, 죄를 용서받는 은총을 받으니 좋습니다. 이제 곧 성삼일이 시작됩니다. 아직도 바쁘다는 이유로, 다음에 하지라는 이유로 마음의 필터를 바꾸지 않았다면, 판공성사를 통해서 주님의 부활을 기쁘게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형제님들과 4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를 심기 위해서 먼저 땅을 팠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땅을 판 후에는 물을 담았습니다. 물이 어느 정도 빠지면, 나무를 심고, 거름을 주었습니다. 아직 어린나무이기에 버팀목을 해 주었습니다. 나무를 심으면서 사순시기에 우리가 해야 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난 재의 수요일부터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고통에 함께하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4가지를 강조하셨습니다. 첫째는 기도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만나는 통로입니다. 기도는 고난을 이겨내는 힘입니다. 둘째는 단식입니다. 단식은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굶주리고, 지금 가난하고, 지금 헐벗은 이웃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셋째는 희생입니다. 나를 위해서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따르는 것이 희생입니다. 화려하게 피는 꽃에는 땅속 깊이 양분을 찾아내는 뿌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넷째는 자선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너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해 주어라.” 그렇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사순시기에 우리는 기도의 땅을 파고, 단식의 물을 주고, 희생의 거름을 주고, 자선의 버팀목을 세워야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누가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있을까요? 욕심 때문에 예수님을 은전 서른 닢에 팔아넘긴 유다는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고 했지만 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는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이 있습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드린 베로니카가 있습니다. 주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막달레나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가신 그 길을 충실하게 따라갔던 이들이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유다와 베드로의 배반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우리는 베드로와 유다의 삶이 전혀 달라졌음을 알게 됩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였으며 또한 희망을 버렸습니다. 희망을 버렸던 유다는 용서받을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유다는 쓸쓸하게 자신의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유다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을 배반하였지만, 베드로는 절망을 버렸습니다. 마음 안에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자신의 죄를 뉘우쳤고,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제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 용서를 받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완벽하게, 깨끗하게 살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잘못과 허물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잘못과 허물을 인정하고, 그것들을 정화해 주시는 하느님께로 우리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입니다. 절망을 버리고 희망을 간직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또한 민족들의 빛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신앙의 신비입니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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