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_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요한 13,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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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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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4-14 | 조회수79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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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4/15) : 성주간 화요일 * 제1독서 : 이사 49, 1-6 * 복음 : 요한 13, 21-33, 36-38
21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마음이 산란하시어 드러내 놓고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22 제자들은 누구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지 몰라 어리둥절하여 서로 바라보기만 하였다. 23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였다. 24 그래서 시몬 베드로가 그에게 고갯짓을 하여,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람이 누구인지 여쭈어 보게 하였다. 25 그 제자가 예수님께 더 다가가,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빵을 적신 다음 그것을 들어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 27 유다가 그 빵을 받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28 식탁에 함께 앉은 이들은 예수님께서 그에게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아무도 몰랐다. 29 어떤 이들은 유다가 돈주머니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예수님께서 그에게 축제에 필요한 것을 사라고 하셨거나, 또는 가난한 이들에게 무엇을 주라고 말씀하신 것이려니 생각하였다. 30 유다는 빵을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 31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이제 곧 그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33 얘들아,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너희는 나를 찾을 터인데, 내가 유다인들에게 말한 것처럼 이제 너희에게도 말한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36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37 베드로가 다시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주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 하자, 38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 <오늘의 강론> 우리는 <성삼일>을 이틀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절망과 어둠이 더해가는 이야기입니다. 빛으로부터 떠나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 간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두 개의 밤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배반이 있습니다. 하나는 유다의 밤이요, 또 하나는 베드로의 밤입니다. 유다의 밤은 캄캄한 어둠이 짙어져가는 밤이요, 베드로의 밤은 닭이 울기 전, 새벽이 밝아져오는 밤입니다.
유다의 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둠이 제자들을 덮치자, 마음이 산란하시어 드러내놓고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요한 13,21)
사실, 예수님께서는 배반하는 제자를 마지막까지 사랑하셨습니다. 빵을 적셔서 그에게 주었습니다. 빵을 적셔서 주는 것은 애정의 표현이었습니다. 당신을 배반할 제자에게 끝까지 베푸는 충실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 사랑을 등지고서 밤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면밀히 계획한 바를 어둠 속에서 행했던 것입니다.
베드로의 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장담하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요한 13,38)
베드로는 주님을 배반할 의향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약한 순간에 그만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닭이 울면, 어둠은 밝아질 것입니다. 베드로는 지나친 자기 과신으로 넘어졌습니다. 사실, 우리가 넘어질 때는 가장 약할 때가 아니라, 가장 강할 때입니다. 반대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우리가 약할 때 오히려 강해질 것입니다(2고린12,10).
그렇습니다. 유다의 밤은 어둠과 악으로부터 오는 밤이요, 베드로의 밤은 약함과 과신으로부터 오는 밤입니다. 유다의 밤은 죄를 깨닫고서도 더 짙은 어둠으로 빠져들어 멸망으로 가는 밤이요, 베드로의 밤은 죄를 깨닫고서는 어둠을 헤치고 빛으로 나아가는 생명의 밤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베드로같이, 유다같이 곧잘 넘어집니다. 사실, 우리 인간은 넘어지는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일어서는 존재인 것은 아닙니다. 혹 넘어진 사실을 까달아 알고 뉘우치고 성사를 본다고 해도, 일어선 사람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단지, 넘어진 채로 넘어진 자신을 본 것일 뿐, 비록 용서는 받았다할지라도 일어서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일어서서 넘어졌던 자신을 보아야 할 일입니다. 빛 속으로 건너와서 어둠을 바라보아야 할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 일어선 자만이 빛나는 새벽을 만날 것이요, 일어선 자만이 빛 속에 들 것입니다. 먼저 베풀어진 그분의 사랑을 만난 자만이 그분의 빛 속을 걸을 것입니다.
하오니, 빛이신 주님! 저를 비추소서! 제가 일어나 빛 속을 걷게 하소서. 오늘 제가 비록 넘어지더라도 일어나 빛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요한 13,38)
주님! 어둠에 휩싸여 넘어지고 또 넘어집니다. 빛을 비추어 주소서. 말씀의 빛을 비추소서. 넘어지기도 전부터 베풀어진 당신의 사랑을 보게 하소서 하여, 이제는 일어나 빛 속을 걷게 하소서. 구원의 십자가를 지고 사랑의 길을 걷게 하소서. 빛을 받아 빛을 밝히리이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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