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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우리의 희망, 하늘길이신 예수님 “늘 새로운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15 조회수7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25.4.15.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우리의 희망, 하늘길이신 예수님

“늘 새로운 시작”

 

 

달이 밝습니다. 보름(4.12)이 얼마 전인 지금은 사순시기의 절정인 성주간입니다. 성 요셉수도원에서는 곧 파스카의 봄, 배꽃들 만발한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의 풍경이 펼쳐질 듯합니다. 두 시인의 시가 위로와 힘을 줍니다. 두 시인 다 가톨릭 신자입니다.

 

도종환은 아우구스티노이고 조광호 신부에게 세례받은 정호승은 프란치스코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을 좋아한 조광호 신부가 세례준 가톨릭 문인들 모두의 세례명은 프란치스코입니다. 오래전 55세 젊은 나이에 타계한 유명한 동화작가 정채봉도 프란치스코입니다. 오래전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에 열광했던 적도 생각납니다. 도종환의 대표적 시가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인만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 그리스도 예수님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늘 새롭게 시작한 주님의 삶이었고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라 생각하며, 넘어지면 즉시 일어나 다시 주님을 향해 시작함으로 늘 영적탄력 좋은 ‘파스카의 삶’을 유지했습니다. 정호승의 <봄길> 시도 참 좋습니다. 예수님은 물론 성인들이, 또 무수한 분들이 봄길이 되어, 또 하나의 희망이 되어 파스카의 봄길을 살고 있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되면 예수님을 닮아 늘 꽃피는 청춘이 되어 파스카의 봄꽃으로, 또 파스카의 봄길 예수님을 따라 끝없는 봄길로 살아가고 싶음은 인진상정입니다. 요즘 봄비 내린 후 피어나는 푸르른 싹들도 우리의 희망을 북돋우고 위로와 힘을 줍니다. <봄비>하면 20년전 이 날의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하늘 은총

 내 딸 아이 하나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2005.4. 15>

 

메마른 우리 마음의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파스카의 봄비같은 예수님입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늘 파스카의 예수님을 따라 늘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어제 이사야의 주님의 종 첫째 노래에 이어, 둘째 주님의 종의 노래가 펼쳐집니다. 그대로 예수님의 고백처럼, 그대로 제 고백처럼 들립니다. 또 하나의 이스라엘인 여러분도 자신의 고백으로 삼아 희망의 봄꽃을 피워내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나를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그러나 나는 말하였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써 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그는 말씀하셨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빛으로 세운다.’”

 

요즘은 대한민국 어디나 봄꽃 만발한 지상천국입니다. 심기일전 초발심의 자세로 위의 말씀 고백하며, 다시 힘차게 주님의 희망의 빛이, 봄빛이 되어 주님과 함께, 끝없이 난 봄길을 찬미와 감사의 봄노래 부르면서 걷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심란함도 극도에 달해 있는 느낌입니다. 주님의 내적 고뇌와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최측근인 열두 제자중 하나인 배반자 유다가 빵을 받자 바로 밖에 나갔고, ‘때는 밤이었다’는 표현이 그대로 예수님의 내면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달랐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동터오는 하느님 영광의 빛을 보고 환호하며 고백하는 예수님 모습이 신선한 감동을 줍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다.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이제 곧 그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이어 예수님은 목숨까지도 내놓겠다는 또 하나의 배반자 수제자 베드로의 자만을 보기 좋게 꺾으십니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 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닮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공관복음의 보도가 일치합니다. 루가복음의 감동적 장면을 소개합니다.

 

‘그가 이 말을 하는 순간에 닮이 울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 슬피 울었다.’(루카22,61).

 

스승이자 주님의 연민 가득한 눈길에 회개하여 눈물을 펑펑 쏟은 반응으로 응답한 베드로는 같은 배반자 유다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평생 이 장면을, 주님의 눈길을 생각하며 회개의 여정에 충실했을 베드로입니다. 

 

두 제자를 생각하는 예수님의 심경도 참 착잡했을 것이나 모두 아버지께 맡기고 묵묵히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의 길을 가신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하늘길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늘길 여정에 항구한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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