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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15 조회수77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주간 화요일] 요한 13,21ㄴ-33.36-38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


 

꽃이 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에 ‘썩는다’라고 답한다면 물질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 이들은 자기 손에 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절망하게 될 것입니다. 재물에 의지하고 기대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반면 같은 질문에 ‘열매가 맺힌다’고 답한다면 하느님의 뜻과 섭리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애쓰는 사람입니다. 그런 이들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이 부족하더라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만족할 줄 알고, 모자란 상태에서도 나눌 줄 알지요. 하느님께 대한 믿음 덕분에 정말 중요하고 귀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기에, 세상의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그것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유다 이스카리옷과 베드로의 차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들이 당신을 배반하게 되리라고 예고하셨고, 실제로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배반한 이후의 상황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지요.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면서 희망을 버렸습니다. 그의 마음 속엔 절망과 죄책감만 남았기에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 용서받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사무치는 후회 속에 쓸쓸하게 삶을 마감했습니다. 반면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했음에도 마음 속에 믿음과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자신을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푸시리라고 믿었고, 부족하고 죄많은 자신이라도 주님의 은총 덕분에 구원받을 수 있을거라 희망했습니다. 그 믿음과 희망 덕분에 자기 죄에서 돌아설 수 있었고, 자기 죄가 남긴 흔적을 참회의 눈물로 깨끗이 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믿음과 삶을 지탱하는 ‘신앙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부족하고 약한 존재이기에 완벽하게, 깨끗하게만 살 수는 없습니다. 사는 동안 비슷한 잘못을 반복하며 후회와 자괴감으로 괴로워하지요. 중요한 건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주님 앞에서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한 없는 용서와 자비로 우리 죄를 깨끗하게 씻어주시는 주님께 희망을 두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주님은 절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세상 것에 눈이 멀어 내가 그분께 등을 돌릴 뿐 주님은 언제나 한결같이 나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것이 우리가 믿는 구원의 진리입니다. 그 진리가 우리 마음을 죄책감과 절망의 덫에서 풀어주어 자유롭게 합니다.

내가 과거에 무슨 잘못으로 주님을 배반했는가가 아니라, 지금 주님의 자비를 믿으며 그분 뜻에 맞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게 중요합니다. 인간은 죄 지은 이를 보면 그가 받아야 할 벌을 생각하지만, 주님은 우리가 죄를 지어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상황을 더 큰 사랑과 자비를 베풀 기회로 삼으십니다. 우리가 죄를 지었을 때 즉시 그것을 뉘우치고 회개한다면, 주님께서 주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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