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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참 좋고 아름답고 거룩한 성체성사적 삶 “탈출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17 조회수72 추천수8 반대(0) 신고

2025.4.17.주님 만찬 성목요일                                      

 

탈출12,1-8.11-14 1코린11,23-26 요한13,1-15

 

 

참 좋고 아름답고 거룩한 성체성사적 삶

“탈출하라, 참여하라, 씻어주라”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리라.

 주님은 우리 구원이요 생명이며 부활이니

 우리는 그분을 통하여 구원과 자유를 얻었네.”(갈라6,14참조)

 

미사 시작전 입당송이 참 깊고 은혜롭습니다. 오늘 성목요일부터 우리 교회는 주님 만찬 저녁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합니다. 참 아름답고 거룩한 성찬례에 참여하면서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 사랑을 깊이 체험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미사전례의 본기도, 예물기도, 영성체후 기도가 참 은혜로워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하느님, 성자께서는 죽음을 앞두시고, 이 거룩한 만찬으로, 

 새롭고 영원한 제사와 사랑의 잔치를 교회에 맡기셨으니,

 이 놀라운 신비에 참여하는 저희에게 넘치는 사랑과 생명을 주소서.”

 

“주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여 이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저희에게 구원이 이루어지오니, 이 거룩한 신비를 정성껏 거행하게 하소서.”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현세에서 성자의 만찬으로 힘을 얻고, 영원한 잔치에서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소서.”

 

얼마나 은혜로운 주님의 성만찬 미사인지 성만찬 세기도문이 잘 보여줍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하는 듯 은혜롭습니다.

 

“물이 한 곳에만 모여 있으면 그 물은 썩는다.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갈 때, 물은 생명의 근원이 된다.”<다산>

“하늘은 한 사람을 부유케 하여 사람들을 구제케 하였으나,

 세상은 제 부유함에 취해 가난한 사람을 능멸한다. 

 이런 사람들은 천벌을 받는다.”<채근담>

 

끊임없이 흐르는 생명의 물은 그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하늘의 사명을 위임받은 한 사람,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세상 모두를 살리는 주님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참 좋은 삶이겠는가? 

저절로 답이 나옵니다. 성체성사적 사랑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 모두에게 주어진 참 행복하고 보람있는 삶입니다. 어떻게? 세 측면에 걸쳐 성체성사적 삶을 나눕니다.

 

첫째, “탈출하라!”입니다.

제1독서 탈출기가 가르쳐 주는 진리입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는 유다인의 성찬례를 소개합니다. 우리는 날마다 파스카 성찬례 미사를 봉헌하지만 유다인들은 일년에 한번 이집트로부터의 탈출을 기념하여 파스카 축제를 지냅니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이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바로 오늘 이런 파스카 축제의 정신으로 늘 탈출하여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물도 고이면 썩습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물처럼,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는 내적 탈출의 여정을 살라는 것입니다. 

 

둘째, “참여하라!”입니다.

파스카 미사전례에 참여하라 입니다. 우리 삶의 원천이, 모든 은혜의 샘이 성체성사입니다. 성찬례에 참여할 때 늘 새로운 탈출의 여정을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시면서 남겨주신 참 좋은 선물이 파스카 성찬례입니다. 떠나셨지만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생명의 샘이 되어 주시는 주님입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평생 계속될 거룩한 성체성사에 참여하여, 늘 주님을 기억하고 현재화하여 주님과 일치된 영원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셋째, “씻어주라!”입니다.

서로 발을 “씻어주라!”, 서로 “섬기라!”는 것이요, 주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줌으로 그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오늘 파스카 만찬 저녁미사의 절정이자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시면서 물려 주신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선물입니다. 감동적인 오늘 복음 부분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그대로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같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깊고 아름답고 거룩하고 신비로운 장면은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의 절정, 겸손의 절정입니다. 세상에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발을 씻어주신 사례가 어느 종교에 있었습니까? 정말 경천동지할 사건입니다. 1회적 잔치로 끝나는 성찬례가 아니라, 일상의 섬김에서, 겸손한 사랑의 섬김을 통해 완성되는 성찬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다음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예수님께서 선물하신 참 좋고 아름답고 거룩한 삶이 성체성사적 삶입니다. 하루하루 평생 날마다 안주의 삶에서 “탈출”하는 새로운 시작의 삶이요, 은혜로운 성찬례에 “참여”하는 삶이요,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섬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탈출, 참여, 섬김의 삶에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참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 계시네.

 하느님이신 그리스도, 빛나는 얼굴,

 한없이 참된 기쁨 여기에 있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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