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금요일 " 다 이루어졌다 ” (요한 19:30) 나는 지금 바라보고 있다. 버림받고, 무너지고, 침묵하며 죽어간 그 사람을 왜인지 모르게 그분의 침묵이 내 안을 울린다. 그 무엇도 내게 강요하지 않는 눈빛, 끝까지 "사랑으로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침묵. 나는 지금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하나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길. 그리고 하나는 상처받고, 부서지고, 그러나 사랑으로 머무는 길.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신다. 열린 팔로 서 계실뿐 그 품 안에서 나는 또 묻는다. "어디로 가야 하겠습니까?" 그분은 여전히 아무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침묵 안에서 내가 나를 향해 말하고 있다. 나도, 사랑이 되고 싶습니다. 나도, 머물고 싶습니다. 난, 더 이상 어디로 갈 필요가 없다. 
서하의 기도 주님, 당신의 마지막 말씀이 제 마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다 이루어졌다.” 그 말씀 안에 슬픔이 아닌 기쁨이 있었습니다. 고통의 끝이 아니라, 사랑의 완성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텅 빈 것이 아닌 오히려 충만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시던 당신. 그 순간, 당신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주님, 언젠가 저도 제 생을 마무리할 그 날에 조용히, 그러나 충만한 마음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다 이루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배우며 오늘을 살아내게 하소서. 하루하루, 작지만 진실하게. 그래서 마침내 그 기쁨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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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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