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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다 이루었다. - 주님 수난 성금요일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18 조회수66 추천수5 반대(0) 신고

 

주님 수난 성금요일

" 다 이루어졌다 ” (요한 19:30)

 

나는 지금

바라보고 있다.

버림받고,

무너지고,

침묵하며 죽어간 그 사람을

 

왜인지 모르게

그분의 침묵이

내 안을 울린다.

 

그 무엇도

내게 강요하지 않는 눈빛,

끝까지

"사랑으로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침묵.

 

나는 지금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하나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길.

그리고 하나는

상처받고, 부서지고,

그러나 사랑으로 머무는 길.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신다.

열린 팔로 서 계실뿐

 

그 품 안에서 나는 또 묻는다.

"어디로 가야 하겠습니까?"

 

그분은 여전히

아무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침묵 안에서

내가

나를 향해 말하고 있다.

 

나도, 사랑이 되고 싶습니다.

나도, 머물고 싶습니다.

 

난, 더 이상

어디로 갈 필요가 없다.

 

 

서하의 기도

 

주님,

당신의 마지막 말씀이

제 마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다 이루어졌다.”

 

그 말씀 안에

슬픔이 아닌

기쁨이 있었습니다.

고통의 끝이 아니라,

사랑의 완성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텅 빈 것이 아닌

오히려 충만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시던 당신.

 

그 순간,

당신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주님,

언젠가 저도

제 생을 마무리할 그 날에

조용히, 그러나 충만한 마음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다 이루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배우며

오늘을 살아내게 하소서.

 

하루하루,

작지만 진실하게.

그래서 마침내

그 기쁨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성금요일,슬로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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