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참되고 바른 진짜 삶을 삽시다 “부활하신 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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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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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4-21 | 조회수74 | 추천수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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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1.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사도2,14.22-33 마태28,8-15
참되고 바른 진짜 삶을 삽시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주여, 나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는 이 몸이오이다.”(시편16,1)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4개월 정도의 내란상태가 끝나니 나라가 안정되어 참 감사하고 기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나라에 주신 참 좋은 선물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그동안 불안과 두려움에 지냈고 가짜뉴스도 참 많았습니다.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기 힘든 세상, 그 분별의 지혜는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참되고 바른 삶을, 즉 진국의 진짜 삶을 살 때에야 가능합니다. 이에 관해 생각나는, 또 어제 읽은 좋은 글귀도 나누고 싶습니다. 참된 삶, 바른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입니다. 모두가 제가 전폭적으로 공감하고 찬동하는 내용들입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중국 당나라 임제선사의 ”어느 자리에서든 주인이 되어라. 서 있는 곳 모두가 참되다.” 어느 환경, 어느 자리에서든 참사람되어 참되고 바르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의 백제본기에 나오는 한자성어,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백제와 조선의 미를 뜻하는 멋진 말마디입니다. 역시 참되고 바른, 진짜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이 이러할 것입니다.
“Ever Old, Ever New”, 즉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롭다”는 뜻으로 언제봐도 실증이 나지 않는 매력적인 경우를 지칭하는 말마디로 참되고 바른 진짜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이 이러할 것입니다.
복자 골룸바 마르미옹 아빠스는 “지배하기보다는 유익이 되어라(Mugis prodesse quam praesse)”는 베네딕도 규칙(64,8)을 실천하며, 세계 1차 대전시 수도원을 벨기에의 응접실이라 불릴만큼 수많은 이들의 ‘영적 피난처’로 만들었습니다. 마르미옹은 사제생활 초기부터 시편 한구절을 인생의 모토로 삼았습니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시편41,1). 하느님을 갈망하는 것이 그의 삶에서 유일한 목표였고, 그가 인도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똑같이 권고한 목표였습니다.
이번 베네딕도회 오틴리엔 연합회 신임 총재 아빠스로 뽑힌 하비에르 아파르시오 신부의 인터뷰 내용 일부도 소개합니다.
“수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영적가치나 실천은 무엇인가요?” -“여러 소임을 맡아 다양한 장소에서 살아오면서, 저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수도자로서 깊이 배웠습니다. 필요한 곳에 머무는 것, 곧 ‘현존’과 ‘경청’입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 기도생활과의 균형을 어떻게 이루시나요?” -“이 질문은 자주 받습니다. 여행과 책임진 일이 많기에 기도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들 생각하시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삶이 분주하기에 저는 고요함과 침묵을 위한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그런 시간이 종종 참된 기도의 순간이 됩니다. 저는 제게 영적 정체성을 지켜주는 이 기도생활을 더욱 아끼고 소중히 여깁니다.”-
“오랫동안 실천해 오신 기도나 묵상방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주님, 당신은 나를 샅샅이 보고 아시나이다”(시편139,1), 이 구절을 자주 되뇝니다. 여행중이거나 어려운 상황에 마주할 때 이 기도는 저를 지탱해 줍니다. 이 기도는 신뢰의 기도이며, 제가 누구인지를 넘어서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되새기게 합니다.”-
어느 현자의 ‘삶의 지혜’에도 공감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루틴(routine;일상의 규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해요. 평소처럼 밥을 먹는 것, 잘 때 자는 것, 그렇게 루틴을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어려운 일상을 견디는 데 생각보다 중요하더라구요. 산책도 하고 디져트도 먹고요. 이런 것들이 비탄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위로한답시고 쓸데없이 길게 얘기 하는 것보다 밥을 먹든, 탁구를 치든, 일상의 루틴을 함께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시가 지닌 힘은 무엇일까요?” -“가장 안전하게 ‘미칠 수’ 있는 형식이 아닐까해요.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 중에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시가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라고 봅니다.” 영혼의 활력소가 되어 참된 삶, 바른 삶을 살게 하는 좋은 시의 힘이요, 특히 성서의 시편을 능가하는 시들은 없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참된 삶, 바른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소개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문제는 예수님의 부활문제입니다. 주님의 여제자들은 천사들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 소식을 듣고 기쁨이 충만합니다. 무엇보다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함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명심할바,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도 체험도 주도권은 온전히 주님 은총에 달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마주 오시면서 여자들에게 “평안하냐?”하신 다음 그들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당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참으로 중요한 말씀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를 형제라 부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찾아 밖에서 멀리 방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로 내 삶의 자리 오늘 지금 여기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갈릴래아라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시공에 제한되지 않기에 당신을 사랑하여 찾는 누구나의 갈릴래아에서 만나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 삶의 자리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참된 삶, 바른 삶을 사는 이들은 결코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가 바로 가짜뉴스가 어디서 시작되는지 알아채게 합니다. 예수님의 빈무덤에서 둘중 하나는 가짜요 하나는 진짜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했느냐? 혹은 누가 훔쳐갔는가?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지 못한 이들은 부활보다는 누가 훔쳐갔을 것이라 생각하기가 쉬웠을 것이며 부활소문은 가짜뉴스로 치부했을 것입니다.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에 매수된 경비병들은 돈을 받고 자기들이 잠든 사이에 예수의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갔다고 가짜뉴스를 퍼뜨렸고 유다인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합니다. 경비병들이 잠들었다하는데 예수님 제자들이 훔쳐가는 것을 어찌 알았겠는지 이 또한 모순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주님 부활을 체험하지 못한 이들은 예수님 부활이 진짜일지라도 가짜뉴스로 믿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참으로 내 일상의 삶의 자리 갈릴레아에서 주님 부활을 체험한 우리들에게 예수님 부활은 너무나 자명한 진짜 복음 뉴스입니다. 그 생생한 증거가 복음의 여제자들과 더불어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그 열화와 같은 오순절 설교로 예수님 부활을 증언하고 선포하는 사도 베드로입니다.
사람들이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예수님을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음을 고백합니다. 사도 베드로는 시편을 렉시오 디비나 하여 다윗은 시편 고백을 그대로 예수님의 입에 담아 드립니다. 다윗의 고백이자 부활하신 예수님의 고백인 시편을 여러분의 고백으로 삼아 진짜뉴스 ‘주님 부활의 기쁨’을, 베드로 사도와 함께 한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바로 오늘 화답송 시편 내용이 깊고 아름다워 그대로 인용합니다.
“주님을 언제나 내 앞에 모시오니, 내 오른편에 계시옵기, 흔들리지 않으오리다.
그러기에 내 마음 즐겁고, 영혼은 봄놀고, 육신마저 편안히 쉬오리니, 내 영혼을 지옥에다 버리지 않으시리이다. 썩도록 당신 성도들 아니 버려두시리다.
당신은 나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어 당신을 모시고 흐뭇할 기꺼움을, 당신 오른편에서 영원히 누릴 즐거움을 보여 주시리이다.”(시편16,8-11)
이런 시편 묵상 은총이,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진짜뉴스 주님 부활의 기쁨을 맘껏 누리며 각자 삶의 제자리, 꽃자리 갈릴래아에서, 참된 삶, 바른 삶을, 꽃같은 하루 꽃같은 삶을, 파스카 주님의 꽃같은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 아뢰오니, ‘당신은 나의 주님, 내 좋은 것 당신밖에 또 없나이다’”(시편16,2).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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