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스러운 선택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이시며 너희의 아버지이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분께 올라간다'하고 전하여라. (요한 20:17)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일 먼저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으로 세상에 전할 메신저로, 예수님은 바로 마리아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녀는 여성입니다. 그 당시 사회에서 여성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존재였고, 존재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자들 공동체 안에서도, 로마나 유대 지도자들의 감시 안에서도 아마 그녀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사람, 주목받지 못한 존재를 예수님은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대한 소식을 맡기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예수님다운 선택입니다. 예수님은 늘 그러셨습니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고, 존재의 귀함을 잃어버린 이들을 향해 다가가셨습니다. 그들의 존엄을 회복시키셨고, 세상의 중심으로 초대하셨습니다. 지금 이 시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을 애도하며 기도하는 이 시간.. 저는 다시금 그분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많은 이들은 그분을 '파격적이고 개혁적인 교황'으로 기억하겠지만 저는 다르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분은 ' 예수님스러운 선택 '을 하셨던 분이었습니다. 교회 제도 안에 여성들을 협력자로 세우셨고, 재속회 회장을 수도회성 평의원으로 임명하셨으며, 평신도에게도 책임을 맡기셨습니다. 그것은 단지 구조의 변화가 아닌, ‘존엄과 협력의 회복’이라는 복음의 정신을 따른 길이었습니다. 저는 이 시대에,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이 시기에 그분이 보여주셨던 그 길을 묵상하며, 예수님께서 마리아에게 부활의 소식을 맡기셨던 그 마음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해봅니다. 나도 ‘예수님스러운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보이지 않는 이들과 함께 걷는 길을, 존엄을 회복하고 서로 협력하는 그 길을,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걷고 싶다고. 
보이지 않는 이를 먼저 부르신 주님, 저도 그렇게 세상이 감춰버린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바라보게 하소서. 주님처럼, 작지만 존엄한 선택을 오늘 제 삶에서도 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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