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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묻어달라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5-04-22 조회수104 추천수5 반대(0) 신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어제 밤늦은 시간에 소식을 듣고 교황님의 삶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남기신 유언을 집중적으로 묵상했습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묻어달라는 유언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모를까 보통 관례상 안장 장소를 베드로 대성당으로 선택하시지 않고 5세기경에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을 선택하셨을까요? 그건 아마 그 이유를 생전에 누군가에게 밝히지 않으셨다면 교황님만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 해도 정황상 보면 왜 그렇게 하셨는지는 재임중 교황님께서 근 100 번 이상 방문하셨다는 사실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예수님도 예수님이시지만 성모님께 더 많이 의탁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약 십년 전쯤에 마산 외곽에 있는 가르멜 수도원에서 신부님으로부터 들은 신학적인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장소는 소성당 경당이었습니다. 전부 다는 기억할 수는 없는데 주요 핵심 골자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설명을 듣게 된 배경은 사실 엉뚱한 생각을 했고 그게 묵주기도와 연관돼 있어서 드린 질문이었는데 나중에 이 사실을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알게 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표현을 좀 쉽게 해보겠습니다. 평소 우리가 기도를 할 때 예수님을 찾기도 하지만 만약 예수님보다 성모님을 더 애타게 부르며 기도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이 물음에 사실 답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수님보다 성모님을 더 찾으셨다고 해서 섭섭해하실까요? 우리가 보기엔 인간적인 생각으로 조금은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근데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염려는 전혀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우리가 성모님을 부르고 성모님을 찾아 기도를 한다고 해도 그 기도는 외형상 모습은 성모님께 하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수님께로 가는 것입니다. 그럼 왜 굳이 예수님께 가면 성모님을 통해서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마치 이건 우리가 고해성사를 하느님께 아뢰면 되지 왜 신부님께 하는가 하는 그 이유랑 정확하게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아주 흡사합니다. 말하자면 여기서 말하는 기도는 우리가 어떤 청원기도도 해당되겠지만 그보다도 예수님과 주고받는 소통의 매개체로써의 기도를 말한다고 할 때 그때는 마치 성모님께서 레지오 때 협조단원이 기도로 행동단원을 지원사격해주듯이 우리가 예수님과 더 잘 교감할 수 있게 해 주시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신학적인 설명을 저는 이렇게 비유를 하면 일반인이 이해할 때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다시 교황님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마치 교황님께서도 이런 연유로 그렇게 하셨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성모님을 사랑하신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럼 누구는 성모님을 사랑하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할 수 있지만 이건 그런 문제와는 다릅니다. 누구나 어떤 유명 가수의 노래를 부를 수는 있지만 그 가수만큼은 그 가수의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누구나 성모님을 사랑한다고는 말을 하긴 하지만 그것도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랑의 강도가 차이가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교황님께서는 일반적인 경우보다도 더 특별한 애정을 성모님께 쏟아부어셨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저는 교황님이라서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죽음 앞에서도 성모님을 향한 사랑에 가슴 뭉클합니다. 이와 아울러 그래도 한 나라의 최고 수장도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가톨릭교회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장식없이 그저 단촐하게 교황명 이름만 새겨 안장해달라는 유언은 이건 종교와 이념을 떠나 비가톨릭 종교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게 될 겁니다. 이런 교황님의 삶에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신분에 상관없이 다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교황님이 존경을 받으시는지 그 이유를 깊이 묵상해봤으면 합니다. 단순히 교황님이라서 그럴까요. 전혀 아닐 겁니다. 교황님은 이미 형식상으로는 교황님이셨지만 교황님은 교황님이 누릴 수 있는 특권도 내려놓으셨기에 존경받는 교황님으로 역사는 기억할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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