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 “성체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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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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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4-23 | 조회수58 | 추천수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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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3.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 “성체성사의 생활화”
“거룩하신 그 이름 자랑하여라.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시편105,3)
계속되는 부활축제에 신록의 기쁨으로 빛나는 자연입니다. 세상은 어지럽고 거칠고 험해도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실 때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제몫을 다하며 참 행복하고 자유롭고 부요한 삶을 살 수 있겠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은 ‘고해인생’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인생’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지혜도 좋은 깨우침이 됩니다.
“고되더라도 힘주어 뻗은 걸음이 발자국이 깊고, 느리더라도 우직한 걸음이 가장 먼 곳을 간다.”<다산> “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큰 소리는 듣기 어렵고, 큰 형상은 모양이 없다.”<도덕경>
우보천리牛步千里, 하루하루 일상에 충실함이 대기만성大器晩成의 지름길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마음, 이런 희망으로 평생 매일 공부하는 자세로 쓰는 강론입니다. 순전히 부활하신 주님이 함께 하심의 은총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할 때 참으로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사도 베드로가 참 좋은 증거입니다. 주목할 바 베드로는 삶의 여정에 혼자가 아니라 요한 사도와 함께 했으니, 새삼 더불어 삶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태생 불구자를 고치는 장면이 참 아름답고 인상적입니다. ‘아름다운 문’이라는 성전 문 곁에서 일어난 치유의 기적입니다.
습관적으로 자선을 청하던 불구자가 베드로와 요한, 두 사도가 성전에 들어서려는 순간 보자마자 자선을 청합니다. 이후 전개되는 상황이 살아있는 그림을 보듯 참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역동적입니다. 베드로는 요한과 함께 그를 유심이 바라보고 나서 눈맞춤을 시도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그가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사도들을 바라보는 순간, 베드로의 기민한 반응이 오늘 말씀의 절정입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세상에 부활하신 주님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베드로와 요한이야 말로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두 사도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치유되어 부활한 태생 불구자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아이 콘택트(eye contavt;눈맞춤)’하라 있는 눈이요, ‘스킨쉽(skinship)’하라 있는 몸입니다. 베드로가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자 즉시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사도들과 함께 성전에 들어가면서 걷기도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며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며 함께 성전에 들어가니 온전한 구원이요, 정말 ‘아름다운 문’임이 입증됐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구원받음으로 숙명의 사슬에서 풀려나 명실공히 자유인이 된 태생 불구자요, 새삼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도 두 사도처럼 부활하신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또 영육의 치유와 건강을 위해 찬미와 감사의 응답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베드로, 요한 두 사도처럼, 늘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할 때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한 행복한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제 행복기도 한 대목입니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중에 주님이신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참 좋은 선물들이요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선물들도 없습니다. 이래서 평상시 우리가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 공동전례기도와 미사은총이 그리도 중요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두 제자의 엠마오 여정이 상징하는바 미사은총입니다. 성체성사의 생활화가 삶의 여정에 얼마나 결정적 도움이 되는지 깨닫습니다. 역시 여기서도 혼자가 아닌 제자 둘입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신 보이는 도반 형제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전반부는 말씀전례를, 후반부는 성찬전례를 상징합니다.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환대입니다. 환대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두 제자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실의에 빠진채 도중하차했을 것입니다. 환대를 통해 함께 하는 익명의 손님을 맞이했는데 바로 부활하신 주님이었습니다. 다음 부활하신 주님은 익명의 두 제자의 환대에 응답해 성찬례 미사를 거행하십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눠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 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놀라운 은혜입니다. 바로 미사은총이 이런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환대하고 우리는 주님을 환대하면서 환대와 환대가 만나는 자리가 미사전례입니다. 개안開眼의 은총으로 눈이 열려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본 두 제자는 그제야 앞서 말씀전례 부분의 은총을 깨닫고 서로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엠마오 여정중이던 두 제자는 성찬례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자 회개하여 예루살렘으로 향했고 열한 제자들과 동료들과 주님 부활 소식의 기쁨을 나눕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의 여정에 미사은총이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요!
미사는 우리의 하루는 물론 전 삶의 중심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미사를 통해 수렴되고 미사를 통해 확산되니, ‘수렴收斂과 확산擴散의 리듬의 여정’은 그대로 예닮의 여정, 회개의 여정, 개안의 여정에 일치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늘 함께 하는 성체성사의 삶, 이보다 더 좋은 선물 인생은 없습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 일치된 성체성사적 삶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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